▲ 세월호를 기억하는 교사들이 9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을 향해 기억과 약속 동서남북 416걷기를 진행하고 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교사들은 지난 8일 오후 8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합동분향소를 출발해 도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너무 슬퍼서 나왔습니다. 정부가 세월호 관련 수업도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마음 놓고 슬퍼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9일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에서 ‘기억과 약속 동서남북 416걷기’에 참여하기 위해 기다리던 세월호를 기억하는 교사들의 손충모(49, 인천뷰티예술고) 교사는 세월호 2주기를 맞이 하는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손 교사는 “2년은 짧으면 짧을 수도 있는 시간이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국민도 세월호 참사를 잊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그 많은 아이들이 차가운 물속에서 죽었는데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아이들을 안전한 세상,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다”며 “오늘의 이 걸음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잊지 않고 뼈 속에 심장에 새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기억과 약속 동서남북 416걷기’에 참여한 김대갑(44, 안양 성문고) 교사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은 잘못한 게 없다.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시스템으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죽게 됐다”며 “많은 학생의 희생에도 바뀐 부분이 없다. 아이들의 죽음을 추모하고 안타까움을 표현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교사들은 ‘별이 된 2학년 8반 안주현·이승민·이승현 담임입니다’ ‘별이 된 2학년 10반 김다연·김민정·강송희 담임입니다’ 등의 종이를 가슴에 붙였다. 이들은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의 담임의 마음으로 세월호로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고 약속할 것을 다짐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오후 8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까지 도보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기억과 약속 동서남북 416 걷기’ 행사를 열었다. 시민 등 경찰 추산 400여명은 서울 신답역(동쪽)과 홍대 정문(서쪽), 용산역(남쪽)과 한성대입구역(복쪽)쪽에서 각각 출발해 광화문광장까지 도보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행진 중에 세월호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매달거나, 시민들에게 나눠 주면서 희생자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데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오후 7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약속 콘서트’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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