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동요령(보물제176호). 절에서 강의할 때 사용한 도구로 고려 전기에 청동으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요령 중 걸작에 속하며 제작연대도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요령(搖鈴)은 ‘절에서 의식을 치를 때 오른손으로 잡고 흔드는, 놋쇠로 만든 작은 종 같은 물건’이다.
염불 의식 절차에 요령을 잡은 사람이 법주가 되는데 법주는 의식 절차를 주도하는 사람으로 경을 독송하거나 설법을 할 때 요령을 흔들어 사용한다.

“요령소리 울리어서 두루 청하니 자비 광명 비추는 곳 연꽃이 피고 지혜 눈 이르는 곳 지옥 없어라, 중생들이 찰라 중에 성불하도다”라고 한다.

또 요령은 장례 절차 가운데 “인생이란 일장춘몽 어허 어허, 공수레에 공수거라 어허 어허” 하듯이 꽃상여의 앞쪽에서 요령을 흔들며 선소리를 매기는 선소리꾼을 생각나게 한다.

요령과 같은 쇠방울을 소나 말의 목에 달면 ‘워낭’이 되고 절의 전각 처마 밑에 물고기 모양의 조각과 함께 달면 ‘풍경’이 된다.

그것은 워낭을 전라도 사투리로 ‘핑겡(풍경)’이라고도 하고 경상도 일원에서는 ‘요롱’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요령은 보통 49재나 천도 의식에서 죽은 망자의 혼령을 불러내어 달래고 극락왕생 하기를 기원하는 데도 쓴다.

또 승려들이 험한 산을 다닐 때 가지고 다니는 지팡이는 땅을 두드려 미물들이 밟혀 죽지 않도록 하는 것도 있지만, 뱀이 나타났을 때 그 지팡이에 달려있는 방울을 흔들어 뱀을 쫓는다고 한다. 무속인들은 여러 개의 방울묶음을 흔들어 신을 불러 모실 때 사용하기도 한다.

기독교의 교회에서도 예배의 시작을 알릴 때 쇠로 만든 방울 모양의 종을 울린다. ‘Saved by the bell’이라는 팝송 제목처럼 예로부터 종은 구원의 상징이 되어왔다.

위와 같은 내용을 볼 때 요령 소리는 종교마다 각각의 신(神)을 부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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