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중앙시장에 창업한 대학생 점포 젊음도 팔아
[뉴스천지=장요한 기자] 젊은 대학생들의 새바람이 재래시장에 퍼지면서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도 안양시 안양4동 중앙시장 내에 안양대 대학생들이 ‘민들레 쉼터(이하 민들)’를 창업한 것.
깔끔한 난방과 주황빛 앞치마 차림의 유니폼을 입고 시장 곳곳을 누비며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꼬박꼬박 하는 김동욱(25, 안양대 무역유통학과 4) 군이 사장이다.
경기 안양시가 전국 처음으로 재래시장에 소규모 점포를 마련해 지역 대학생 창업을 돕고 이들만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전통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다.
안양대는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전통시장 빈 점포 창업팀’을 결성, 시장 상인들의 도움을 받아 메뉴 선정 및 식자재 공급, 위생관리 방법 등을 익혔다. 덕분에 김 군은 경기도와 안양시로부터 2천만 원을 지원받아 39.6㎡ 규모로 가게를 열게 됐다.
우동, 주먹밥, 커피, 녹차와 같은 먹을거리와 함께 휴식을 제공하는 민들의 메뉴는 시장 내 다른 곳에서 판매되지 않는 것이다. 가격도 저렴하게 1천~3천 원 선으로 책정했다. 물론 먹거리 재료도 시장에서 구입한다.
대학생들이라 허투루 보면 큰일 난다. 민들에서 밀고 있는 주 메뉴인 ‘우동’은 시중 우동 가게 20여 곳을 다니면서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쳐 맛을 냈다. 또 ‘민들 우동’을 먹으면 약초 민들레로 우려낸 향을 음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다.
민들은 또 시장 상인과 경쟁 구도가 아닌 상생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 내고 있다.
시장 상인들을 위해서 민들 손님들에게 시장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래서 가게 안에는 시장 구조가 자세히 기록돼 있는 지도가 걸려 있다. 또한 어르신들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면서 시장을 안내하는 ‘동행 장보기’도 계획하고 있다.
김 군은 “대학생들인 만큼 공부방을 만들어 어머니들의 관심도 유도할 생각”이라며 “이곳은 단순히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가 아니라 누구나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과 후배 4명이 온라인 팀을 꾸려 블로그를 만들었다. 이곳에 재래시장을 찾은 손님들 표정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 등을 올려 손님들의 발걸음을 이끈다는 것.
김 군은 “전국 체인망이 구축되는 것이 꿈”이라며 “최상의 서비스는 물론 맛까지 인정받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