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금융감독원에서 금감원 서태종 수석부원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솜 기자] 금융감독원이 ‘옴부즈만’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확충한 가운데 현재 금융사의 사외이사거나 금융사 CEO 출신 등 친기업 인사들을 임명해 객관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옴부즈만은 위법·부당한 처분이나 오랫동안 해소되지 않은 민원을 금융소비자 또는 금융사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금감원과 해결해야한다. 암행어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할 옴부즈만이 이해관계나 연고가 있는 금융사에서 나온 민원 등을 투명하게 금감원에 전달하기에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특별한 대책이나 제재 장치 없이 ‘옴부즈만을 믿는다’는 다소 주관적인 의견만을 표명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감원 서태종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금융현장 의견을 중심으로 감독·검사 업무를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강화 방안으로 금융위원회와 운영 중인 ‘금융개혁 현장 점검반’의 인력을 3명 증원하고 금감원 국장급 직원을 ‘금융개혁 현장점검관’으로 임명해 각 권역별 팀을 지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현재 김동원 고려대 교수가 담당하고 있는 옴부즈만을 3인으로 확충해 고충민원 처리 등에 국한된 옴부즈만의 기능을 금융현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애로수렴 및 감독업무 개선 건의 등으로 확대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로 임명될 3명은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과 황건호 전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김병헌 전 LIG손해보험 사장으로 모두 전 금융사 CEO 출신이다. 특히 황 전 사장은 현재 대우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어 이들이 옴부즈만의 역할을 객관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 옴부즈만은 실제 금융업 시장에서 업무를 경험하고 각 권역에서 풍부하면서도 신망을 받는 인사들을 선정 기준으로 삼았다.

서 수석부원장은 현 증권사 사외이사 등 옴부즈만이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냐는 지적엔 “특정 회사의 사안이 아니라 우리 금융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공정한 건의를 하고 조언을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양식과 윤리성을 신뢰하고 충실히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가 생길 소지에 대한 방지 대책은 없었다. 옴부즈만 규정 등에 대해 묻자 “옴부즈만이 고충 민원에 대한 실체를 파악해 금감원 부서에 전달하고 금감원은 이를 판단하는 것일 뿐”이라며 “옴부즈만이 어떤 부분을 제재하는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다”며 애초 밝혔던 역할을 축소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먼저 CEO는 경영자므로 소비자나 금융사 직원 등의 마인드가 부족해 옴부즈만에 적합하지 않다”며 “금감원이 ‘자기 사람들’ 채우기에 급급해 제도의 객관성과 실효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도를 실행할 의지가 있는지도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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