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쿠페. 지난해 벤츠코리아는 다른 모델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S클래스의 판매가 전년 대비 2개가량 늘었다.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천지일보(뉴스천지)DB

매출 늘고 이익률 높은 차량 많이 팔았는데 영업이익은 줄어
‘원가 부풀리기’ 의혹 세무조사… 이익 줄어도 본사 배당금 늘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지난해에 3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법인세 탈루’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500여억원의 추징 조치를 받았다.

최근에는 벤츠 금융계열사의 한국법인도 ‘개인정보 관리 소홀’에 대한 금융 감독 당국의 징계 조치가 있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지난해 3조 14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2.5%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은 1111억원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도 벤츠코리아는 1월 4298대, 2월 3787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업체 중 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벤츠 코리아는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501억 94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최근 공시됐다. 이는 역대 수입차 업체에 부과된 추징금 중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벤츠코리아는 추징액이 과도하다며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를 제출한 상태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은 지난해 7월부터 두 달간 벤츠코리아의 세금 탈루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이전가격 조작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가격은 다국적기업이 모회사와 해외에 있는 자회사 간에 원재료·제품·용역에 대한 거래를 할 때 적용하는 가격을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익이 감소하면 법인세도 줄어들기 때문에, 벤츠코리아가 이전가격에 해당하는 원가를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3조원이 넘는 매출을 내면서도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1111억원)은 전년 1221억원 대비 9.0% 줄었다. 순이익도 887억원으로 전년 969억원보다 8.5% 감소했다. 더구나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대형모델(S클래스)의 판매량이 지난해 1만 356대로, 전년 4630대 대비 2배 이상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은 줄어든 것이다.

또 하나 특이점은 벤츠코리아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가운데서도 독일 본사 다임러AG(벤츠코리아 주식 51% 보유)가 포함된 주주의 배당금은 더 올렸다. 지난해 배당금은 585억 5800만원으로, 전년 484억 3900만원 대비 20.8% 올랐다. 순이익 중 배당금 총액 비율인 배당성향은 66%로, 전년 50%보다 16%p 더 오른 것이다.

지난달 말에는 벤츠의 국내 자동차 금융을 담당하는 벤츠 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가 ‘개인 정보 보호 미흡’으로 금융 감독 당국의 징계를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이 회사에 대해 개인정보보호 책임자가 아닌 팀장 등의 승인만으로 고객 정보가 포함된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한 점, 외국산 패키지를 설치하기 위해 방문한 용역 직원에 대한 신원 조회 또는 보증서를 받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용역 직원에 의한 개인정보 유출은 지난 2014년에도 금융권에서 용역직원이 카드 정보를 유출한 사건이 있었다.

또한 1년 계약의 도급 직원을 딜러사에 파견해 할부금융계약 등 개인정보 취급 관련 업무를 맡긴 점에 대해서도, 도급직원에 대한 점검 관리체계가 미흡하다고 금감원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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