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의 자존심 도요타 자동차가 무너지고 있다.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미국 제네럴모터스(GM)를 따돌리고 세계 1위 자동차 업체로 자리매김한 도요타가 대규모 리콜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품질과 신뢰의 대명사였던 도요타 자동차가 가속 페달 결함으로 세계 각국에서 1000만 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의 2009년 판매대수가 780만 대라고 하니 이번 도요타 대규모 리콜 사태는 자동차 업계에선 유례를 찾기 힘든 대형 참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품질과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제동장치와 함께 자동차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가속 페달에 문제가 생겼으니 어떤 소비자가 믿고 살 수 있겠는가.

도요타의 추락에는 근본적으로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있다. 특히 금융 위기 이후 엔고로 인해 수출이 어려워지자 납품 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무리한 원가 절감에 대한 도요타 납품 업체들의 보답은 결국 불량 부품 납품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서로 상생해야 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체제가 원가절감이라는 늪에 빠져 제 살만 깎아먹고 만 셈이다.

도요타의 불행을 두고 우리 기업 즉, 현대․기아자동차의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굉장히 우려스러운 발상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세계 점유율이 약 8%에 달하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위상을 더하고 있지만 과연 차량의 결함으로 인한 리콜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달도 차면 기울게 마련이고 산 정상을 향해 오르다 보면 다시 내려가는 것이 세상 이치다. 영원한 1등은 없다. 다만 그 1등의 자리를 얼마나 오랜 기간 차지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다.

도요타 사태에서 배울 점은 남의 탓 하지 말고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으라는 평범한 진리이다. 고객인 소비자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도요타는 더 오랜 기간 고객에게 품질과 신뢰를 인정받는 기업이 됐을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양적인 세계 일류만 지향하지 말고 양적․질적 세계 일류를 지향해 오래토록 세계인들에게 일류로 인정받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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