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한국기업관리대학 학장

 

중국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만리장성이다. 그래서 중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이라면 거르지 않고 들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이는 만리장성이 지닌 장대한 구조물에다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만리장성은 지구상에서 인류가 만든 건축물 중 가장 장대한 것으로 명나라 때 완성됐다. 만리장성의 축조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본다면 춘추전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중국 역사에서 가장 전란이 심했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원래 장성의 건설 목적은 제(薺)나라가 중원 주변에 있는 나라들의 침입에 대처하기 위해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을 방지하는 한편,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대규모의 성벽을 구축하는 일이 강한 군사력을 갖는 것에 비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연(燕)나라, 초(楚)나라, 진시황제 때 건설·보강·연결된 장성은 북방 여러 나라들로부터 침략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명나라 때는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렇듯 만리장성의 기능은 본질적으로 타민족의 침입을 저지하는 데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기능 외에도 만리장성 출구와 입구 주변에는 인구유입이 잦았으므로 시장이 번성할 만큼 왕래의 기능도 갖고 있었다.

만리장성이 2000여년 전에 건설된 점과 외적의 침입을 알 수 있도록 설치된 봉화대는 그 시대적 상황으로 봐서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이었을런지도 모른다. 여기에 사용된 재료를 보면 흙, 벽돌, 그리고 석재 등이었는데, 특히 무거운 석재를 가파른 산꼭대기까지 어떻게 운반해서 공사를 할 수 있었는지를 고려해 보면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해서 건설된 만리장성은 길이만 해도 무려 6700㎞에 달하는데, 이는 약 1만 6700리에 해당된다. 이를 직선 길이로 산출해 비행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비행기로 약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내가 거주하는 북경 화이로에서 만리장성 무티엔위(慕田峪)까지는 자동차로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처럼 멀지 않은 거리 때문에 종종 방문하는데, 세계 각지에서 온 수많은 여행객들을 만난다.

만리장성 그 자체의 장대함과 위대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 건설에 동원된 많은 사람들의 땀과 고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만리장성을 구축하는 일이 얼마나 시급했으며 힘들었는지는 ‘맹강녀 설화’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현실을 직시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 국가 차원의 유비무환 정신이 더욱 필요한 때이다. 세계는 지구촌을 연상할 만큼 가까워졌지만 테러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프랑스 파리, 벨기에 브뤼셀 테러에서 봤듯이 테러 위협에서 자유로운 곳은 어느 곳에도 없다. 글로벌적 대처 또한 필요하다고 하겠다. 그렇지 않으면 우환(憂患)을 당할 수도 있다.

오늘날 만리장성 축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안팎의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냉철한 판단력, 경각심을 갖고 예외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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