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①청년 화훼분야 창업 인큐베이팅(aTium) 사업에 선정된 청년 창업팀 ‘피네(PINE)’에 방문한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②스마트 스튜디오에서 생산자가 홍보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③농업관련 고객 창조 아이디어 접수 및 국민 소통공간인 창조마당. ④ aT북카페에 방문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aT북카페는 수도권 도시민·농식품 고객에게 농식품 기관 간행물 및 전문지, 농식품 전문자료, 교양 도서를 제공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아·김선희 기자] “농업은 인류가 생기면서 처음으로 시작된 문화 사업입니다. 이제는 현대에 맞게 농업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창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농업은 사업적 측면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인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미래사업부장은 “인류가 생기면서 시행한 첫 번째 문화 사업이 농업”이라며 “세계적으로 농업은 1차 산업을 넘어 2차, 3차 산업과 융·복합 된 6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미래의 신(新)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조·융합의 허브 역할

aT는 이 같은 신념을 가지고 ABC(Agriculture Business Center)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BC 사업은 지난 2014년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라 aT본사가 전라남도 나주로 이동하게 되면서 수도권에 농업 공공서비스 이용기반을 제공하고 농업 관련 기관 국민서비스 통합창구의 필요에 따라 기획됐다.

ABC 사업은 서울 양재동 aT센터를 거점으로 진행되고 있다. 본래 aT센터는 농수산식품 수출종합지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국내외 전시 및 회의를 주로 했지만, 확장·리모델링을 통해 농식품 비즈니스를 위한 개방·공유·소통·협력의 장, 창조·융합 허브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농업의 미래를 생각하다

ABC 사업에서 특히 눈에 띄는 콘텐츠는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aTorang(에이토랑)과 aTium(에이티움)이다.

▲ 청년 외식 창업 인큐베이팅(aTorang) 사업에 지난 7일부터 3주간 경희사이버대학교 외식조리경영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매장 운영을 경험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aTorang은 외식·조리학과 대학생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공모·선발해 3주 단위의 팝업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취업난 가중으로 일자리 확보가 국정 현안으로 대두되고, 외식업 신규 진출 비중은 높으나 장기간 생존율이 매우 저조하다는 점에 착안해 농식품산업의 최대 소비시장인 외식사업의 지속적·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실업 해소 및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기획됐다.

aTorang은 한식·일식·중식·양식 등을 조리할 수 있도록 다목적 오픈형 주방을 갖추고 있으며 주방기기, 기물 및 매장 인테리어, 임대료 등도 지원한다. 청년 예비 창업팀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식재료비와 실관리비, 기타보험료뿐이다. 매장 수익은 전액 청년 예비 창업팀에게 정산한다.

지금까지 시범운영 4팀, 청년 11팀 등 15팀이 aTorang을 통해 창업 준비 및 외식 경영을 체험했다. 참가 학생들은 막연한 창업 계획을 심도 있게 고민할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해 볼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지난 7일부터 aTorang을 운영하고 있는 ‘경희로운 밥상’팀(경희사이버대학교 외식조리경영학과 학생 9명)의 조현아(35)씨는 “메뉴로 정한 수제소시지를 소비자들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창업을 하게 되면 어느 정도의 리스크가 발생하게 되는데 aT의 창업 인큐베이팅을 통해 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수제소시지를 직접 제작하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어렵다는 걸 느꼈다”며 “이 메뉴로 창업을 하게 될 경우 인원을 보충하거나 판매처를 알아보는 등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aTium은 화훼 분야의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다. 국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화훼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감소되는 가운데 새로운 소비 사업 모델 발굴과 차세대 유통인 양성을 위해 도입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전국 대학생과 청년을 대상으로 한 창업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승한 ‘바틀샥’과 ‘피네’가 최장 1년간 꽃카페를 직접 운영해볼 기회를 얻었다. ‘바틀샥’은 폐유리병을 이용한 화병·화분을 판매하며 ‘피네’는 꽃을 인테리어에 접목하고 배달 서비스에 스토리텔링을 첨가하는 등 감성적 아이디어로 가게를 운영한다.

aT는 실무지원을 돕기 위해 전문가 8인을 붙여 자문하며 사업등록부터 세무·매출·수익 등 창업의 첫 시작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동영상 및 팜플렛을 제작해 페이스 북 내 청년창업 aTium에 업로드하고 SNS 등에도 아이디어 화훼상품을 홍보할 계획이다.

◆복잡한 농식품 유통 NO!

aT는 농·수·축산물의 미래 소비시장을 책임질 청년 지원뿐 아니라 4~5단계에 이르는 기존의 복잡한 농수산물 유통을 1단계로 줄이기 위한 사업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개소한 스마트 스튜디오는 생산자→산지수집상→도매상→소매상→소비자에 이르는 긴 유통단계를 생산자→스튜디오→소비자로 이어지는 단순한 유통구조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 스튜디오를 통해 생산농가, 농식품 중소기업, 신규 창업자 등은 자신들의 상품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촬영해 홍보자료를 만들고 SNS,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홍보한다.

aT는 홈페이지와 공식블로그, 사이버거래소 등에 스마트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홍보 콘텐츠를 게시해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는 홍보 콘텐츠 제작을 주로 하고 있지만 추후 홈쇼핑 등과 협업관계를 구축해 유통경로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농업과 국민을 잇는 다리

더불어 aT는 중소식품기업 원스톱 수도권 비즈니스 라운지를 통해 수출 정보를 지원하고 수출 애로사항 등을 상담해주고 있다. 식품외식기업 컨설팅, 할랄데스크 운영, 비즈니스 공간 제공 등도 함께한다.

수도권 도시민·농식품 고객에게 농식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북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북카페는 농식품 기관 간행물 및 전문지, 농식품 전문자료·교양도서 2000여권을 포함해 총 6000여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연평균 2만 1500여명(일평균 62명)이 북카페를 이용하고 있으며 북카페 옆에 있는 소회의실은 회의·세미나 등 정보 교류의 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분당선 출구와 aT센터를 이어주는 통로에는 농식품 비전전시관을 설치해 도시민에게 농업의 역사와 문화, 미래가치를 알 수 있게 했다.

aT센터 1층에 자리한 aT창조마당 부스에서는 농업 관련 의견 및 아이디어를 접수하고 공사·농식품 기관 안내 및 직통민원 전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 부장은 “aT센터는 수도권의 2000만 소비자와 해외 진출 이점 등 지리적 강점이 있지만, 지방까지 커버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스마트 스튜디오,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등은 각 지자체나 시군기술센터에서 벤치마킹해 확산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ABC 사업은 선도사업을 통해 농업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국민에게 농업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청년 문제나 경제 활성화도 고민하는 혁신센터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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