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취재편의 제공..월드컵부터는 협상가능"

(서울=연합뉴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에 나서는 SBS가 적자가 예상되지만 채널 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인'하겠다고 밝혔다.

허인구 SBS 스포츠단장은 8일 목동 SBS에서 열린 올림픽 단독중계에 관한 설명회에서 "단독 중계에 따른 적자가 예상되지만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무엇보다 이번 단독 중계의 가장 큰 목표는 SBS의 채널 밸류를 높이는 것이라 사상 최다 중계 편성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BS는 13일부터 3월1일까지 밴쿠버 동계 올림픽 거의 전 경기를 SBS 지상파 채널과 SBS 스포츠 채널 등 계열 채널을 통해 단독으로 중계방송한다. 방송 시간으로는 지상파 200시간을 포함해 총 330시간이다. 경기 중계 외에도 많은 교양과 예능 프로그램도 밴쿠버에서 제작한다.

허 단장은 "국내 지상파 방송사가 동계 올림픽을 단독으로 중계방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예전에는 지상파 3사가 각사 50시간씩 인기종목 위주로 중계를 했다면 이번에는 SBS가 다른 방송과 중복 편성 없이 최다 편성을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S와 MBC는 보편적 시청권 침해 등을 이유로 SBS의 올림픽, 월드컵 독점 중계권에 대한 분쟁조정신청서를 지난달 26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접수했다.

허 단장은 "3년 전부터 KBS와 MBC에 방송권 배분과 공동중계를 요청했으나 양사는 밴쿠버 올림픽 중계방송을 위한 사전 회의에 불참하고 국제방송센터 시설 사용과 출입증 신청도 하지 않아 이제는 단독중계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현재 KBS와 MBC 지상파 뉴스에 매일 2분 정도 하이라이트 영상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현지 취재 편의를 최대한 배려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BS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외에도 2010 남아공 월드컵, 2012 하계올림픽, 2014 동계올림픽, 2016 하계올림픽 중계권을 독점 확보했다. 막대한 중계권료로 인해 SBS는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단장은 "SBS는 민영방송이기 때문에 중계권 획득에 따른 적자가 크면 중계권을 사지 못한다. 또 너무 어려우면 타사에 사정을 해서라도 공동 중계를 하자고 나설 것"이라며 중계권료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허 단장은 동계 올림픽은 단독 중계하지만, 남아공 월드컵부터는 아직 KBS, MBC와 협상 여지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협상도 그간의 경과와 형식, 양심에 맞게 진행되어야하지 않겠느냐.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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