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차 한반도 평화회의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사드배치 반대한다’ ‘평화는 대화로’ ‘전쟁없는 평화 협정’ 등의 평화의 메시지를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종교·여성·시민·법조 등
한반도평화회의 발족

“남북 전제조건 없이
핵 위기 해법 논의해야”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종교계와 시민사회 인사가 남북 간 모든 무력시위를 중단하고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종교계와 시민사회 인사 약 60여명과 이를 지지하는 각계 인사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차 한반도평화회의’에서 특별호소문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특별호소문을 통해 ▲남북 간 대화채널을 마련하고 인도적 지원을 지속할 것 ▲북한체제 붕괴를 전제로 하는 군사·정치 행동을 자제할 것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해결 과제로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을 것 ▲개성공단을 조속히 재개할 것 ▲사드 한국배치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남북 대화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는 사소한 갈등이 국지전으로,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남과 북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만나 한반도 핵 위기를 해결할 해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주변국의 정책이 북한체제의 직접적인 붕괴를 추구할 경우 상대는 협상이나 대화보다 오히려 핵무장 등 군사주의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며 “남과 북의 군사주의를 증폭시키는 자극적인 군사행동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스님은 “20세기 100년은 싸우고 승부 내는 방식으로 살아왔지만 그 방법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우리가 할 일은 역사의 교훈을 한반도에 적용시켜 평화로운 과정을 통해 평화가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명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는 “전쟁이라는 것은 남과 북 누가 일으키든 민족의 공멸을 의미한다”며 “모든 전쟁 연습을 중단하고 ‘평양 진격’ ‘남한상륙작전’ 등 전쟁을 부추기는 막말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들은 개성공단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개성공단은 2000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6.15선언의 마지막 보루이자 상징이며, 남북 간 무력 충돌을 예방하고 수도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완화할 중요한 완충장치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제시한 두 가지 이유는 개성공단 임금의 핵개발 전용과 주재원들의 신변 안전 문제이지만 국회 답변을 통해 개성공단 임금이 핵과 로켓 개발에 전용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개성공단 기업들 입장에서는 업이 중단된 것도 치명적 타격이지만, 핵 개발을 보태주는 그런 기업으로 취급받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요 계기별 회의를 소집하고 입장을 발표하는 등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긴급행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기존 대북 및 외교정책의 비현실성을 비판적으로 검토해 시민사회의 새로운 접근법을 담은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확대하는 노력을 전개할 계획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