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 승부 재연될 듯
선거 구도는 ‘일여다야’
‘야권연대’ 변수 부상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오는 4.13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갑 지역구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허용범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예비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인다.

지난 총선에서 동대문갑 선거는 2.9% 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로 승부가 갈렸다. 사실상 오차 범위로 당락이 결정됐던 만큼 이번에도 양측은 치열한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 지역엔 양당 두 후보와 함께 국민의당 김윤 예비후보, 정의당 오정빈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상태. 동대문갑 지역은 용신동 제기동 청량리동 회기동 휘경1·2동 이문1·2동을 포함하고 있다. 지역 경제가 낙후돼 있고, 서민층이 많은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곳이다. 최근 치러진 4번의 총선에서 야당이 3번 승리했다.

허 후보는 ‘지역 발전론’과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을 내세우고 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선 야당보다 힘 있는 여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야당은 정권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야당은 크게 할 일이 없다”며 “지역 발전을 생각한다면 여당이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박근혜 대통령과 가까운 ‘친박(친박근혜)’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지역 발전을 위한 협력을 이끌어내기에 야당 후보보다 유리하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이에 “국토위원장을 했던 장광근 전 의원(18대 동대문갑 한나라당 의원)이나 여당 당 대표까지 했던 홍준표 전 의원(16·17·18대 동대문을 한나라당 의원)이 이 지역에서 한 게 뭐가 있느냐”면서 “지역에 대한 애정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당 초선보다는 야당 3선이 정부에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여당 후보론을 일축했다.

표면적으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인 동대문갑 선거의 핵심 변수로는 야권연대가 꼽히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도 선거 직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성사되면서 이 지역 선거도 출렁거렸다. 통합진보당 우현욱 후보가 사퇴한 가운데 안 후보는 4만 1993표를 얻어 허 후보(3만 9473표)를 2520표 차이로 눌렀다.

이번에도 야권연대는 막판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당 차원의 야권연대는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있지만, 지역 후보 간 연대는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동대문갑 지역의 야권 후보 간 연대에 대한 공식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 후보 측은 야권연대에 대해 “민심을 왜곡시키는 정치권력의 야합”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야권연대 없이도 승산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안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지난 총선 때는 동대문갑 지역에 온 지 20일 만에 선거를 치렀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여건이 더 낫다”고 말했다. 야권연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지난 총선 때도 (야권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있었기 때문에 선거 구도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총선 결과에 대한 지역 주민의 의견은 비등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홍능시장 상인인 정모(65)씨는 “이 지역에 야권 후보가 난립했지만, 아무래도 두 사람(허용범, 안규백)의 싸움이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안 후보가 지역에 대해 착실하게 일해 와서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기동에 사는 김종일(80)씨는 “과거에도 야당에서 국회의원을 많이 했고, 이 지역에 호남 출신이 많아 안 의원을 주로 지지하는 경향”이라고 했다. 반면 박모(65)씨는 “허 후보가 지역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이번엔 바뀔 것”이라며 “여당이니까 힘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주민도 “허 후보가 참신한 이미지”라며 허 후보의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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