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김지윤 기자] 설 대목을 맞은 남대문시장 상인들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여기저기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다들 한목소리로 “물가가 올라서 손님이 없다”며 한숨만 내쉰다.

상인들의 말에 ‘얼마나 물가가 올랐길래’라는 의문이 들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는 14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으며, 1년 전보다 3.8% 상승했다. 세세히 살펴보면 시금치가 작년보다 70% 올랐으며, 명태 38%, 휘발유 23% 등 올랐다.

이러한 물가 오름세에 정부는 1월에 한파와 유가인상이 겹치면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생활물가가 2%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상인들과 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정부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 취재하면서 정부가 바라보는 경제전망과 시장에서 바라보는 경제전망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정부에서는 ‘한국, G20으로 국격 상승’ ‘IT 강국’ ‘경제회복속도 빠르다’ 등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연일 내놓고 있다.

반면, 서민들은 당장 치솟는 물가에 하루하루 생활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빵, 라면, 과자 값이 인하된다는 소식에도 서민들은 “얼마만큼 내리겠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이들 가격 내림폭이 매우 미미했다. 비율상으로는 꽤 되는 것 같았으나, 실제로는 100원 안팎 정도였다.

시장을 찾은 고객들 마음도 상인들만큼 꽁꽁 얼었다. 제수용품을 준비하러 온 사람들 중에는 구경하고 가격만 물어보고는 상가에서 나오는 고객이 종종 있었다. 이들은 작년보다 가격이 올라 예년 금액 기준으로 설 상 준비를 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설을 지내고 나면 서민들의 한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로 도시가스요금과 시내버스·시외버스 등 공공요금을 올린다고 정부가 발표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친서민 경제정책을 강조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 등을 내세워 시행하고도 있다. 그런데도 물가가 오르는 것에 대해 뚜렷한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입춘이 지나가니 봄기운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서민들이 모이는 시장에도 봄기운을 느낄 수 있도록 정부가 물가안정화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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