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된 일에 산통 깬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의 방해로 인해, 하던 일이 처음의 의도대로 잘 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산통 깬다’는 표현을 흔히 사용하곤 한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국어사전에 “장님이 점을 칠 때 쓰는 산(算)가지를 넣은 통(筒), 다 잘되어 가던 일을 이루지 못하게 뒤틀다.”라고 나와 있다.

또  백과사전에는 “붓으로 점괘를 쓴 긴 대나무 산가지가 통에 들어 있는 것으로 뒤집어 흔들면 구멍으로 한 개가 빠져나와 밖으로 나온 것을 풀이해 길흉을 예견하는 점구(占具)”라고 되어있다.

박종화의 ‘임진왜란’이란 책에는 “왕만자라는 자는 조승훈의 앞에서 산통을 흔들어 뽑아 보더니 ‘어허 이것 참 좋은 점이 나옵니다. 아주 대길이올시다.’”라는 내용이 있다.

산통(算筒)은 불가(佛家)의 강원(講院)에서 사용했던 물품이다. 강원(講院)은 ‘사찰 안에 설치되어 있는 경론(經論)의 전문교육기관’으로 강의나 발의(發議) 순서를 정할 때 이 산통을 이용했다.

때로는 이 산통을 집어던져 깨뜨릴 만큼 토론이 격렬해질 때가 있어 유래된 ‘산통 깬다’는 말의 의미에 ‘격렬한 논쟁’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점을 친다’는 의미를 기독교 성경에서 살펴보면 어떤 의미일까. 성경에는 점술(占術)을 행하는 ‘점장이’라는 뜻으로 ‘술객(術客)’이란 말이 여러 곳에 나온다.

다니엘서 2장에 느부갓네살 왕이 술객, 점장이들을 불러 자신이 꾼 꿈을 해석하게 한 일이 있다. 또 그의 아들 벨사살 왕이 다니엘서 5장에 술객들이 꿈을 해석하지 못하자 다니엘을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요한 계시록 21장8절에서는 “두려워하는 자들과 믿지 아니하는 자들과 흉악한 자들과 살인자들과 행음자들과 술객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모든 거짓말하는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참여하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이라”고 했고 22장15절에는 “개들과 술객들과 행음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마다 성 밖에 있으리라”고 했다.

여기서 술객은 ‘거짓 예언을 점치는 자’로서 에스겔 13장의 ‘자기 심령을 따라 예언하는 우매한 선지자’로 ‘거짓 것을 점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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