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가 모든 한국교회가 동성애 조장 반대에 연합할 것 등을 주장하며 서울시에 퀴어문화축제 허가를 취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1월 17일 민족복음화운동본부, 부산기독교보수교단협의회, 동성애반대운동연대 등이 서울역 광장에서 동성애 입법 반대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DB
 

개신교계 극단적인 반대운동
성소수자들 죽음으로 내몰아

“동성애 반대운동을 하지 말고
탈동성애운동으로 진리 전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퀴어문화축제가 올해도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보수 개신교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반대로 동성애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퀴어문화축제 측은 오는 6월 8~11일까지 축제를 열기 위해 서울시에 서울광장 사용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저녁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과 10일에는 퀴어문화에 대한 예술작가의 사진전을 개최하고, 11일 본 행사와 거리 퍼레이드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교회 보수 개신교인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결성된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한동위)는 15일 긴급회의를 열고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서울시에 발송했다. 서울시장 면담도 요청했다. 한동위는 축제 측이 서울광장을 아시아 퀴어문화축제 센터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동위는 지난해에도 ▲동성애조장 반대운동 지속적인 전개 ▲동성애지지 정치인 낙선운동 ▲교육부의 동성애교육 중지,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에이즈와 동성애 상관성 교육 ▲인권보도준칙 중 동성애 보도부분 삭제 ▲모든 목회자들은 동성애 폐해에 교인에게 설교하고 교육할 것 ▲모든 한국교회가 동성애 조장 반대에 연합할 것 등을 주장하며 서울시에 퀴어문화축제 허가를 취소하라고 압박한 바 있다.

한동위는 지난해 6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미래목회포럼, 한국교회언론회 등을 주축으로 결성된 단체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지난해 12월 31일 성소수자에 대해 찬성하거나 동조, 동성 간 성관계와 결혼을 할 경우 정직·면직 또는 출교에 처할 수 있다고 결의했다. 이 규정의 대상에는 평신도도 포함됐다.

◆동성애 반목·질시가 낳은 부작용

이 같은 한국교회의 반대운동은 즉각 부작용을 낳았다. 지난 9일 오전 명동 향린교회에서는 ‘전환 치료(동성애 치유)는 폭력이다’라는 주제로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서는 가족들의 강압적인 전환치료에 시달리다가 결국 가출을 선택하게 된 김연희(가명) 씨의 사례가 공개됐다. 김씨는 목회자인 아버지에 이끌려 대구에 있는 A교회에서 전환치료를 받다가 혐오발언에 폭행까지 겪고 현장을 탈출한 피해자다. A교회에서는 김씨가 귀신에 들렸다며 명치와 관자놀이를 누르는 등 축사행위를 가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폭행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전환치료근절운동네트워크는 김씨처럼 전환치료 등으로 인한 성소수자들의 인권 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결성된 단체이다. 이들은 “성 소수자 고치려는 시도 자체가 폭력”이라고 주장하며 치료한다는 명목하에 자행되는 성소수자의 인권 침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됐다. 피해자 김씨는 가해자들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성소수자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1월 10일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성소수 청소년 5명 중 1명은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는 만 13~18세 성소수자 청소년 200명을 대상을 조사한 결과다. 이들 중 16.1%는 자해 경험도 있다고 밝혔다.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 11명 중 7명은 그 원인으로 학교 내 차별과 두려움, 소외를 꼽았다.

성인 성소수자들은 44.8%가 취업과정과 직장에서 차별을 받은 경험이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해고나 권고사직을 경험하기도 했다.

◆“동성애, 질병 또는 귀신들린 것 아냐”

이처럼 성소수자 차별로 인한 인권 문제가 대두되자 개신교 내에서도 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홀리라이프 대표 이요나 목사는 동성애치유상담학교를 개소했다. 청년시절 동성애를 했으나 탈동성애에 성공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죄의 출발과 죄를 지배하는 것은 사단의 역사이지만 그렇다고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귀신들린 것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며 “그렇다면 태어나면서부터 죄인 된 모든 인간들을 귀신들린 자가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동성애는 인간의 죄성의 하나로서 죄인된 인간들이 육신의 정욕에 이끌려 진리를 거스려 세상 것을 추구하는 지나친 욕정 가운에 나타난 죄성”이라고 설명하며 “그 어떤 사람도 진리에 입각한 이성적 사고를 벗어나 육신의 정욕을 추구한다면 누구라도 동성연애에 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목회자들의 전환치료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므로 그 어떤 치료행위도 모순이며 귀신축사행위 또한 무지망동의 종교행위”라고 단언했다.

이 목사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러한 죄의 저주를 끊어내기 위해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셨고 그 죄들을 모두 지고 십자가를 지셨다는 사실”이라며 “43년의 동성애 사슬에서 벗어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확신하건대 동성애는 오직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 안에서 역사하는 성령의 씻음으로 해결되는 죄일 뿐”이라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동성애 반대운동이 아니라 탈동성애운동을 통해 믿는 자들로 복음의 자유를 누리게 하고 그들의 증거로서 동성애자들에게 복음의 진리를 선포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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