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송범석 기자] 이별은 사람을 아프게 한다. 그 아련한 상처의 기억 속에 피어오르는 추억의 편린들은 그리움과 상처를 비틀어가다가, 심연 속에서 솟아오르는 눈물의 강을 만든다. 이별을 대하는 우리는 항상 외롭다. 심지어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나 만남과 헤어짐 그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인연들 속에서 우리는 자라난다. 그리고 다시 꿈을 꾼다….

팀 보울러가 써내려간 운명의 표식 같은 문장이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현실에 완벽하게 녹아드는 판타지적 요소가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주인공은 더스티라는 이름의 열다섯 살 난 여자아이다. 더스티는 2년 전 갑자기 집을 나가 실종된 오빠 조쉬와 그 충격으로 집을 나가버린 엄마에 대한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며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낸다.

더스티는 성격이 우유부단하고 의존적이지만 한없이 사랑스러운 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다가오는 미래의 불안감, 그리고 사라진 오빠와 엄마에 대한 상처 때문에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을 자주 보인다.

그리고 신비스럽고도 두려운 이야기의 시작은 눈이 한 없이 내리는 날밤 걸려온 한통의 전화에서 비롯된다. 알약을 먹고 죽어가는 상태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화 너머의 소년은 더스티와 선문답과 같은 대화를 시작하고 더스티는 순간 가출한 조쉬와 이 소년이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에 그를 찾아 나서게 된다.

소년과 만난 더스티는 사람의 형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에게서 오빠의 소식을 들어보려고 하지만 결국 소년은 알 수 없는 말만 늘어놓고는 사라져 버린다. 결국 더스티는 친구인 안젤리카로부터 조쉬의 행방을 알게 되고 사라진 소년을 찾는 과정에서 서서히 마음의 치유를 얻어간다.

차가움 속에서 발견하는 푸근함과 따뜻함은 보울러 소설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상처받기 쉬운 여린 마음을 강하게 단련시키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손길로 살포시 쓰다듬는다. 온기 가득한 그 따스함은 저마다 내면에 품고 있는 작고 약한 우리들의 ‘꼬마’들을 품어낸다. 그리고 지쳐 쓰러졌던 ‘꼬마’는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팀 보울러 지음 / 다산책방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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