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시사칼럼니스트

올해는 대한제국이 일제에 의하여 국권이 소멸된 지 100년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동족상쟁의 비극인 6.25가 일어난 지 정확히 60주년이 된다. 이러한 시점에 이명박 대통령이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내에 김정일 위원장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발언이라고 본다.

더군다나 6자회담이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인하여 소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북핵문제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우리 정부의 대통령이 이렇게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하며, 적극적인 입장표명을 한 것을 매우 이례적인 사실로 평가한다. 

필자가 이 대통령의 발언에 깊은 관심이 가는 것은 그동안 북핵문제가 다분히 미국과 북한의 양자협상을 중심으로 전개된 측면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의 정상회담을 통하여 남과 북이 당사자로서 북핵문제에 있어서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먼저 정상회담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였지만,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서 서해안 북방한계선(NLL) 경계선 안쪽을 향하여 해안포를 발사하는 등 긴장국면을 초래하는 행동을 하였기에 앞으로 북한의 태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정부가 북한 측의 행동에 맞서서 강력하게 대처하지 않고 비교적 원론적인 입장을 보인 점에 대하여 시의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하여 김 위원장의 반응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핵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4월에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와 5월에 개최될 예정인 NPT(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가 끝난 이후에 정상회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있어서 우리 정부가 더 이상 미국과 북한이 중심이 되어 전개되는 인상을 불식시키는 의미에서라도 연내에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남과 북의 지도자가 당사자의 입장으로서 장차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북핵문제를 매듭짓기를 촉구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두 지도자의 확고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이 대통령의 발언을 고무적으로 평가하며, 현재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열악한 환경으로 비추어 볼 때, 김 위원장도 이제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북핵문제를 비롯하여 남북현안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하여 이 대통령과 격의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서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거대한 분수령이 되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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