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강승규 공천경쟁
‘터줏대감’ 노웅래에 도전
입주민 2만 세대 ‘표밭’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여당의 ‘강북지역 탈환’을 위한 교두보이자 야당의 저지선인 서울 마포갑이 일대 격전을 앞두고 있다.

4.13 총선 격전지 중 하나인 마포갑. 여당의 경선 이벤트에서부터 본선까지 ‘빅매치’의 연속이다. 후보들의 면면 또한 쟁쟁하다. 새누리당 안대희 예비후보는 대법관 출신으로 높은 인지도와 강직한 이미지가 장점이다. 이 지역 18대 의원을 지낸 강승규 예비후보는 지난 4년간 지역을 다져왔다.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예비후보는 부친 고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이 이 지역 국회의원 출신으로 인연이 깊다. 국민의당에선 양당정치 혁파를 내걸고 홍성문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첫째 관전 포인트는 새누리당 경선이다. 강 후보는 “필사즉생의 각오로 뛰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안 후보 역시 마포를 정치적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각오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새누리당의 대표선수가 누가 되느냐는 이 지역 주민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아현동에 사는 한 70대 주민은 “강 후보는 18대 국회의원을 해서 이곳 바닥을 다져왔다”며 강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 안 후보에겐 “대법관을 했던 사람이 여기 와서 뭘 하겠느냐”고 했다. 반면 대흥동 주민인 박종혁(55)씨는 “강 후보와 안 후보가 맞붙으면 인지도 면에서 안 후보가 승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본선 전망 역시 엇갈렸다. 박씨는 “노 후보 집안이 여기 터줏대감이고, 지역 정서적인 면도 무시하지 못한다”면서 노 후보의 승리를 전망했다. 그러나 마포자이2차아파트 부근에서 만난 50대 택시 기사는 안 후보의 공천 확정을 전제로 “안 후보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며 “노 후보와 박빙 승부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포갑 판세를 가를 변수로는 뉴타운 입주로 인한 인구 변동이 꼽히고 있다. 마포지역엔 지난 4년 동안 2만여 세대가 들어왔다. 최근 입주한 공덕동자이아파트, 마포래미안푸르지오에만 무려 5000여 세대가 둥지를 틀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있던 일부 주민이 나가고, 외지 인구가 새로 유입되면서 인구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 것이다.

여야 후보 모두 이 지역을 이번 선거의 변수로 보고 표심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새누리당 후보 측은 마포갑의 뉴타운 지역에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다는 점에서 입주민 다수가 보수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단지에 사는 김모(61)씨는 “예전에 이 지역이 달동네였을 땐 야당 쪽을 많이 찍었는데, 동네가 바뀌다 보니 분위기가 여당 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고 했다.

뉴타운 지역을 공략 포인트로 삼기는 노 후보도 마찬가지다. 노 후보 측은 “이 지역엔 고급 아파트가 많긴 하지만, 전·월세 세입자도 많고, 젊은 세대와 신혼부부도 많다”며 일방적으로 여당 후보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에 제동을 걸었다. 캠프 관계자는 “요즘은 돈 많은 사람일수록 여당을 지지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마포갑 선거의 또 다른 변수는 ‘一與多野’ 선거구도다. 야권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각각 후보를 내면서 표면적으로 야권이 분산되는 구도가 된 것이다. 여당 후보와 박빙 승부를 벌일 수 있는 더민주 측으로선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노 후보 측은 국민의당 후보 지지표에 중도층도 포함돼 있어 야권표만 잠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본선 승리를 위해선 야권 후보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홍 후보는 이에 “지역 주민은 양당제의 폐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3당 출현을 원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완주할 것”이라고 말해 야권연대론을 일축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