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새터민과 송파 지역주민 400여 명이 모여 합동차례, 민속놀이 경연 등을 통해 훈훈한 정을 나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민족 고유의 명절 ‘설 연휴’ 일주일을 앞두고 설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하지만 눈앞에 둔 고향에도 가지 못한 채 가족을 그리워하는 이들이 있다.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겨 한국행을 택한 새터민들이다.

6일 오후 서울놀이마당에서 새터민을 위한 특별한 ‘설날 민속놀이 한마당’이 열렸다. 송파구지역사회복지협의체(김종인 회장)에서 주최한 이번 행사는 올해로 4번째를 맞는다.

탈북자동지회 홍순경 회장은 “오늘은 망향의 아픔과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는 탈북자들을 위해 준비한 행사”라며 “특히 남과 북이 어울려 민속놀이를 즐기고 떡국도 함께 먹으면서 정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전했다.

이날 북녘 땅의 조상들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고 온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합동차례에 이어 평양민속예술단의 공연으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

또 설날 민속놀이인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차기, 투호, 단체줄넘기 경연은 지역주민과 탈북자들이 한 조로 편성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화합의 장으로 마련됐다.

지난 2002년 16개월 된 딸과 함께 탈북해 중국을 거쳐 한국으로 온 이귀옥(39) 씨는 즐겁다고 말했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북에 둔 아들 때문에 맘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빨리 남북을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비행기라도 운행됐으면 좋겠다”며 “그럼 그리운 고향도 그리운 사람도 볼 수 있지 않겠냐”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날 송파적십자봉사관에서 탈북자를 위한 떡국과 순대, 녹두전 등 북한음식을 준비했다. 새마을부녀회원들은 손수 김치와 전 등의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 먹거리까지 풍성했다.

행사 진행 도우미로 참여한 (사)사이버이웃사랑 회원 박윤선(43) 씨는 “평소 새터민과 만날 기회가 별로 없어서 사실 동포지만 이질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하지만 오늘 민속놀이를 함께 해보니까 재밌게 어울려 봉사활동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오히려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리면서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 새터민과 함께하는 민속놀이 한마당 행사에서 지역주민과 새터민이 한 조가 되어 단체줄넘기 경연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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