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에 뜬 인공섬.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명승일 기자] 서울의 ‘젖줄’ 한강에 인공섬이 뜨자 현장 관계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뿌연 연기를 일으키며 미끄러지듯 한강물에 안착한 인공섬 ‘플로팅 아일랜드(Floating Island)’ 3개의 섬 가운데 제2섬 ‘비바(Viva)’의 진수식 성공은 ‘한강 르네상스’의 서막을 알리는 듯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의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한강 르네상스’ 계획의 일환으로 그간 체험하지 못한 수변문화 체험의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잠수교 보행 광장과 교량 분수 등과 어우러진 문화·관광의 거점을 확보해 서울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번 인공섬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작대교 남단에서 인공섬을 한강에 띄우는 진수식을 위해 6일 추운 강바람에도 불구하고 현장 관계자들은 어제(5일)부터 에어백을 부유체 바닥에 깔아 진수식 준비를 마쳤다. 이날 오세훈 시장도 현장을 방문해 진수식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장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진수작업은 에어백공법을 이용해 최초로 국내 하천에서 진행되는 작업인 만큼 그 기대감도 컸다. 대우건설 하인호(건축기술팀) 부장은 에어백공법에 대해 “건축물 골조와 부유체를 한 번에 물 위에 띄우는 것이며,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공법은 고무튜브에 공기를 넣은 원형의 공기 기둥으로 마찰을 최소화시켜 무거운 물체를 옮기는 방식으로 흔히 조선소에서 선박의 진수를 위해 자주 사용된다. 먼저는 받침대 사이에 에어백을 넣고 1.7kg/㎠의 공기압으로 에어백을 부풀려 부체를 상부로 들어 올리고, 이때 받침대를 제거한다. 에어백 위의 부체는 육지에 설치된 윈치(쇠사슬을 풀고 감는 장치)가 반대쪽으로 끌어당기면서 이동 속도를 조절한다.

당초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진수식은 그러나 오후 4시 20분경 성공했다. 한강 수위가 낮아져 부유체가 바닥에 닿을 우려가 있어 5개를 추가한 총 24개의 에어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강에서 떨어진 공사장에서 인공섬을 옮겨와 물 위에 띄우기까지 5시간가량 걸린 셈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인공섬은 4월 초 반포대교 남단 하류부로 이동하기 전까지 상부공간조성 작업을 마치고 5월 말 일반인에게 부분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2섬은 가로 12m, 세로 3m, 높이 3m의 철제블록 134개를 이어붙인 면적 3271㎡의 부체와 상부기둥 축조로 구성됐다. ‘젊음과 축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되는 제2섬은 문화체험존과 3D 그래픽을 이용한 테마식당, 비트광장과 젊음의 숲 등으로 이용된다.

인공섬 사업은 서울시가 도시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추진한 것으로, 제2섬 비바의 진수에 이어 제1섬 비스타(Vista), 제3섬 테라(Terra)도 올 상반기 내에 진수될 계획이다. 제1섬은 다기능 종합 문화시설 공간, 제3섬은 수상 레포츠 시설로 사용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인공섬이 태풍 등으로 인한 안전문제와 함께 한강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인공섬 내에서 모든 것이 처리되기 때문에 환경과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지금까지 이런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제기되는 문제이다. 인공섬을 통해 시민들이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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