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이성헌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

16년 동안 4회 맞대결
 두 번씩 승리 주고받아
 주민 ‘무당파’ 성향 커
 정치 이슈·현안이 변수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이번 4.13 총선의 관심 지역 중 하나는 여야 간 라이벌전으로 유명한 서울 서대문갑 선거구다.

새누리당 이성헌(57)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52) 후보가 각각 본선에 오를 경우 또다시 ‘라이벌 빅매치’가 완성된다. 서대문갑은 두 후보가 각각 두 번씩 승리한 곳이다. 어느 한 당이 일방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한 지역이 아니다. 선거 당시의 이슈나 분위기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총선 전체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이들 지역민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두 후보는 지난 2000년 16대 총선부터 4회 연속 맞대결을 펼쳤다. 스코어는 2대 2 동률. 16대와 18대는 이 후보에게, 17대와 19대는 우 후보에게 각각 승리가 돌아갔다. 첫째 대결에선 이 후보가 46.6%를 득표해 우 후보를 1364표차로 따돌렸다. 17대 총선에선 우 후보가 45.7%를 얻어 1899표차로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18대에선 이 후보가 51.6%를 달성하며 5278표차로 승부를 다시 뒤집었다. 19대 때는 우 후보가 54.4%를 기록하며 6499표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엔 결승전 매치다. 누가 이기든 승부의 균형은 깨진다. 승리자는 3선 고지에 올라 중량급 정치인으로 체급을 한 단계 더 올리게 되고, 낙선자는 또다시 4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이 그동안 박빙의 승부를 벌여 왔던 만큼 판세와 결과는 사실상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지역민 사이에서도 승부의 변수인 무당파 성향이 두드러졌다. 당만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기 보다는 지역 현안이나 정치 이슈, 인물에 대한 평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역민들의 의견도 분분했다.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문 근처에서 만난 한 부동산 업자는 지역 재개발 사업의 힘 있는 추진을 위해선 집권당 후보가 선택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이 지역 발전을 위해 집권당 후보가 뽑혔으면 한다”며 “개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천동에 사는 주귀숙(64, 여)씨는 우 후보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이번에도 우 후보가 당선되지 않을까 한다”며 “우리 시장 상인들이 필요한 일을 요구하면, (우 후보가) 최선을 다해 해결해 줬다”고 평가했다.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고 투표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주민도 상당했다. 충현동에 사는 김명천(80)씨는 “당을 보고 찍으면 편 가르기가 되기 때문에, 이번엔 인물을 보고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천시장에서 야채류를 파는 70대 상인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각 당에서 후보가 정확하게 나오면 그때 가서 보겠다”고 했다.

한편, 연세대 출신인 이성헌, 우상호 후보는 학생시절부터 친분을 형성했으나,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면서 정치적 맞수가 됐다.

이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 비서실장, 박근혜 대선 경선후보 조직총괄단장 등을 맡았다. 우 후보는 강원도 철원군 태생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다.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전략홍보본부장, 민주당 대변인 등을 지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