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도교 박남수 교령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 하림각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보고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00주년 학술조사 등 재평가

평화센터·남북기념관 등 추진

종교·국민 적극적 참여 요청

세계 속 분쟁 심화 타파해야

화해 기반 상생의 시대 도래

“2019년 韓통일의 원년 되길”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년 앞으로 다가온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그날의 정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기로 했다. 그 중심에는 3.1운동을 이끌었던 천도교가 앞장서 ‘제2의 3.1운동’을 일으켜 사회 갈등과 남북화해 더 나아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천도교 측은 민족대표 33인과 기미독립선언서에 담긴 사상을 재평가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다.

천도교 박남수(73) 교령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26일 1차 보고대회 후 공식 출범할 추진위원회에는 천도교,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7개 종단 수장들이 고문으로 참여한다. 추진위는 종단을 초월하고 범사회단체가 참여한다. 추진위 공동대표 33인 중 15명은 7개 종단 수장이 추천하는 인물로 구성할 예정이며, 독립운동 유관단체와 시민단체 추천 인물, 재외동포 등이 공동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 추진위는 3.1운동 학술조사를 바탕으로 재평가 작업에 들어간다. 또한 민족대표 33인 인물사전 발간, 비무장지대(DMZ)의 영구평화지대(PPZ)로의 전환, 종교평화센터의 건립, 문화콘텐츠 제작지원, 남북교류사업 등을 준비한다. 특히 남북이 공동 참여하는 ‘3.1운동 기념관’ 설립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천도교 박남수 교령은 “3.1운동의 원칙은 대중화와 일원화, 비폭력 평화주의다. 3.1운동의 정신이야말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 갈등과 분쟁, 남북관계 긴장 등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개인이나 단체의 이해득실을 따질 필요 없이 100여년 전 당시의 민족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이를 한마음으로 널리 알리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가 경색된 시점에서 이를 완화하고 화해를 위한 해법으로 ‘3.1운동 기념관’ 남북 공동설립을 제시했다. 박 교령은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남북종교인 수장단모임 때 북측에 기념관 설립을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3.1운동에는 자유와 양심, 세계 평화의 정심이 담겨 있다. 이 정신을 어떻게 미래에 이어나갈지가 과제”라면서 “숭고한 정신을 충실하게 실현하기 위해선 모든 종교인과 시민단체 등 국민이 적극 참여하는 기념사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령은 기미독립선언서에 담긴 생명평화와 화해상생, 인류공영의 비전을 오늘에 다시 밝힐 필요가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동아시아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지향하며, 새 하늘과 새 땅에 인간이 만물과 더불어 공생공영하는 새로운 문명세계를 지향하는 한민족의 비전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정신을 기려 종교계, 정관계, 시민사회단체, 학생 등을 하나로 묶는 3.1운동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데 천도교가 허브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생명·평화·인류공영’ 비전 제시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 추진 목표로 ‘세계평화 시대의 출발점’ ‘승리한 3.1운동의 위상’ ‘전 세계 약소민족 독립운동의 효시’ ‘생명평화·화해상생·인류공영의 비전’ ‘종교계 및 시민사회단체의 지지와 성원’ 등 5대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 26일 기념사업보고회를 통해 박 교령은 “생명과 평화, 미래개척, 인류 공영의 추구라는 3.1정신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며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국지적인 분쟁과 빈부격차의 심화, 기상이변과 같은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김영주 목사는 “세계는 무한경쟁을 계속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화해와 일치를 기반으로 한 상생을 모색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3.1정신을 더욱 넓고 깊이 체감하고 교훈으로 삼아 인류공동체의 밝은 미래를 모색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축사를 통해 “100주년 기념사업은 21세기 생명평화의 신세계를 창조해 나가는 출발점이 되고, 아직도 세세 곳곳에 만연한 분쟁과 빈곤을 타파하는 신문명운동으로 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도 “이번 사업은 3.1정신을 계승해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는 일”이라면서 “모두 3.1운동 100년이 되는 2019년을 민족통일의 원년이 되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1919년 3월 1일 서울 태화관에서 모인 민족대표 33인은 기미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경찰에 체포됐다. 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들은 천도교 15명, 개신교 16명, 불교 2명으로 구성돼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천도교는 3.1운동을 준비하기 위해 전국적인 내부 조직망을 이용하고 독립자금을 마련, 이웃종교인 불교·개신교계와의 연대를 도모했다. 또한 3대 교조인 의암 손병희 선생의 지도하에 독립선언서를 비롯해 건의서, 청원서 작성 및 선언서 인쇄를 담당해 실질적으로 3.1독립만세운동의 중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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