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의 시아파 무슬림들이 지난달 4일(현지시간) 나자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형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 사진을 들고 반사우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영문판 ▶ [global news CheonJi] Islam Sunni-Shi'a Conflict, Why Does It Continue?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구촌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 그 중심에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간 1400년 분쟁이 자리하고 있다. 새해부터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정면충돌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사우디가 이달 초 자국에 있는 시아파 지도자들을 전격 처형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란의 성난 국민들은 ‘신의 이름으로 복수’를 경고했다. 이에 맞서 사우디와 그 동맹국들은 이란과의 국교 단절을 선언하며 양국과 종파 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슬람교는 기독교(천주교와 개신교) 다음으로 교세가 큰 종단이다. 무슬림(이슬람교도) 인구도 전 세계에 약 16억명(수니파 83%, 시아파 17%)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종파 갈등은 정치 분쟁을 넘어 세계정세를 뒤흔드는 변수가 되고 있다.

◆ 후계자 논란으로 시작된 수니․시아파 갈등

서기 632년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 무함마드의 사후 이슬람교는 큰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고 사망하면서 두 종파 간 분쟁은 시작됐다. 정교일치 사회의 이슬람은 후계자 문제를 두고, 부족적 전통을 중시하는 사람들과 무함마드 알리의 혈통을 중시하는 사람들로 분열하게 된다. 수니파는 ‘후계자를 합의하에 새로 뽑자’, 시아파는 ‘후계자를 무함마드 가문에서 선출하자’고 각각 주장하며 갈등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시아파가 무함마드의 사촌동생을 후계자로 지목해 최고의 통치자인 ‘칼리프(Khalifah)’로 세우려 했으나, 수니파에 의해 암살을 당하게 되는 일이 661년 일어났다. 이때 수만명의 시아파 세력이 순교하게 된다. 이것이 수니파와 시아파 종파 전쟁의 시작이다.

◆ 종파 갈등 악용한 IS에 국제사회 골머리

수니파는 이슬람 경전 꾸란을 영원하다고 보고 그 해석에 충실하다. 반면 시아파는 ‘이맘(안내자)’을 무함마드에 버금가는 완전무결한 존재로 보고 그들의 코란 해석을 신봉한다.

시아파는 유일신 고백, 예배, 헌금, 라마단 중 금식, 성지순례 등 수니파의 5개 기둥 외에 지하드(성전)와 선행을 추가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 영토, 신념, 기구를 보호하기 위해 성전에 나설 수 있다고 한 지하드 개념 때문에 시아파가 과격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수단·아랍에미리트·터키 등이 수니파 국가들이며, 이란·바레인 등이 시아파 국가다. 이슬람 국가가 다수를 차지하는 중동 지역은 정치·종교 간 이해차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탈레반 등이 활개를 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내전과 테러 등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가는 IS는 종교 갈등을 교묘하게 이용, 중동·유럽 내 분쟁과 난민 사태를 불러일으켜 국제사회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미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은 2070년이 되면 이슬람교가 세계 최대 종교로 떠오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지금 이슬람 종파 갈등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젊은 세대의 미래는 그리 밝은 사회를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유엔 반기문 사무총장도 종교인들과 국제사회가 머리를 맞대 종교로 인한 분쟁과 갈등을 해소하는 데 힘써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법과 질서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 정치·종교·국민이 한마음으로 평화를 소망해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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