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25일 오전 더불어민주당의 무제한토론에 맞서는 피켓시위를 위해 도열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하루 앞둔 25일 테러방지법 처리를 둘러싼 ‘치킨게임’을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 사흘째인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특별기자회견 등을 통해 야당의 의사진행 방해를 비판하고 테러방지법 처리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본회의에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의 ‘독소조항’을 제거해야 처리에 협조할 수 있다며 여당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필리버스터 진행을 집중적으로 비난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의 본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얼굴 알리기 총선 이벤트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8시간이냐, 10시간이냐 오래 버티기 신기록 경신대회로 관심을 끌면서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휩쓸고 있으니 이들의 선거운동은 성공한 듯하다”고 힐난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해도 북한에 대해서는 한마디 하지 않고 오히려 우리 정부만 공격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테러방지법을 온몸으로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야당의 정신 나간 무제한 토론으로 민의의 전당인 국회 본회의장이 야당 의원들의 기록 갱신장으로 변질되고, 낙선용 선거 운동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새누리당은 선거구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 지연에 따른 총선 일정 연기 가능성을 들어 야당을 압박했다. 이와 함께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는 본회의장 입구에서 필리버스터 중단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여론전에도 나섰다.

이에 야당은 테러방지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시작한 필리버스터에 국민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의원들의 헌신적인 무제한 토론을 통해서 이른바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며 “이름은 테러방지법이지만, 이것이 ‘국정원법’이란 것을 국민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목희 정책위의장은 테러방지법 내 ‘독소조항’ 제외를 요구하면서 “독소조항을 고치지 않고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무소불위의 국정원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계속되면 26일로 예정된 선거법 처리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테러방지법 처리를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고수해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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