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4일 현역의원 평가에서 5선의 문희상 의원 등 하위 20%에 포함된 10명을 공천에서 원천 배제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비례대표 백군기, 홍의락, 김현, 임수경 의원. 지역구 문희상(5선), 신계륜(4선), 노영민(3선), 유인태(3선), 전정희(초선), 송호창(초선) 의원.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컷오프(공천배제)’ 대상 현역 의원 10명의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25일 컷오프 명단에 오른 홍의락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는 등 본격적인 공천 내홍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 홍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에 반발했다. 그는 “당이 대구를 버렸다.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은 의미가 없어 즉시 탈당 절차를 밟겠다”며 무소속 후보로 선거에 출마할 것을 시사했다.

지난 24일 더민주는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된 친노(친노무현)계 중진 문희상, 유인태 의원 외 신계륜, 노영민, 송호창, 전정희 지역구 의원 6명과 비례대표 김현, 백군기, 임수경, 홍의락 의원을 ‘컷오프’ 했다.

이번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 기준은 지역구 의원의 경우 의정활동ㆍ공약이행 35%, 선거기여도 10%, 지역활동 10%, 다면평가 10%, 여론조사 35%였다. 비례대표 의원의 경우 의정활동 평가 70%에 다면평가 30%로만 이뤄졌다.

이 중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이 다수 ‘컷오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는 최종 당락을 의원들이 서로를 평가한 ‘다면평가’와 ‘여론조사’가 좌우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컷오프’ 대상자는 당내 현역 127명 기준 20%로 총 25명이어야 하지만 발표된 인원은 비례대표 4명과 지역구 출신 6명으로 총 10명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이용섭 당 총선공약단장은 “불출마를 선언해 실사를 안 받은 분 문재인·김성곤·최재성 의원 등 4명을 포함해 14명이고 나머지 11명은 더민주를 탈당한 사람들”이라며 불출마 의원과 탈당 의원들을 이번 공천배제 20%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 현역 의원 ‘하위 20% 컷오프’에 포함돼 공천이 배제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홍의락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홍 의원은 “오늘 15년간 몸담았던 당을 떠나 무소속 후보로 대구 북구을에서 남은 선거준비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이같이 이번 4.13총선 공천에서 원천 배제된 10명의 의원들은 막상 자신들이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자 “이해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문희상 의원은 “지금까지 당의 결정은 어떤 결정이라도 순종했다. 그게 당연한 자세라고 생각했는데, 억울한 것은 억울하다”며 이의신청 방침을 밝혔다. 비례대표인 김현 의원은 “공관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면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공천배제 통보를 받은 전정희 의원 측도 “대한민국 입법대상을 비롯해 우수 의원상을 두 차례 받는 등 활발한 의정 활동을 한 전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발했다. 안철수 의원과의 동반 탈당을 거부했던 송호창 의원은 연락이 두절됐다. 나머지 의원들도 전화를 꺼놓거나 입장 표명에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유인태 의원은 가장 먼저 “제 물러남이 당의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당의 결정에 대해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8시간 동안 이의신청을 받은 뒤 심사상의 결정적 오류가 없는 한 최종 명단을 그대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 같은 ‘컷오프 공포’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컷오프 대상에 들지 않은 의원들을 대상으로 이번 주말부터 ‘2차 물갈이’ 작업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2차 심사는 경쟁력 평가와 윤리심사로 진행되며 3선 이상 중진 50%, 초·재선 30%를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경쟁력 평가는 지역구 신청 후보자에 대한 여론조사와 지역실사를 토대로 공관위원 찬반투표를 통해 원천 배제자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현역의원 가운데 3선 이상 중진 24명 중 12명, 초재선 71명 중 21명 등 모두 33명이 정밀심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정밀심사 대상에 중진의원들 중 절반이 포함돼 있어 물갈이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공천위 관계자는 “정밀 심사와 경선, 결선투표를 거치면 물갈이 폭은 40% 이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정밀 심사를 진행하는 만큼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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