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면상을 수상한 김복근(72) 할머니. ⓒ천지일보(뉴스천지)

만학도 김복근 할머니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나이와 학구열은 상관없다는 말을 입증한 만학도들의 졸업식이 24일 열렸다. 만학도들이 중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는 2년제 학력인정 평생학교인 일성여자중고등학교(교장 이선재)의 졸업식 자리가 마련된 것.

기자는 이날 졸업식에서 근면상을 수상한 김복근(72) 할머니를 만났다. 근면상은 원거리 통학자에게 주는 상이다. 김 할머니는 충남 천안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나 6시 37분에 급행을 타고 통학해 왔다. 몸은 힘들지만 공부하는 것이 참 재미있고 즐겁다고 했다.

조카딸의 권유로 배움의 길에 들어선 김 할머니는 “하늘이 부를 때까지 배우고 또 배워 지식을 쌓아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졸업을 하면서 가슴 속 풀어야 할 숙제를 푼 것 같다”면서 “어릴 때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지금껏 못했기에 아무리 좋은 일이 있어도 가슴 한쪽이 돌덩이에 짓눌린 것처럼 무거웠다. 2년 동안 다니면서 정말 행복했다”고 웃었다.

특별한 공부법이 있느냐는 질문에 “반복해서 써보고 머릿속에 암기될 때까지 외우는 것뿐이죠”라며 했다.

집에 가면 집안일로 공부할 시간이 없는 할머니는 전철로 이동하는 시간이 유일한 공부시간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힘들었던 점은 집안일에 대한 스트레스였다. 이 같은 스트레스만 아니면 더욱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었을 같다는 김 할머니.

그는 나이가 있다 보니 기억했던 것도 잊어버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자 했으나, 딸의 응원으로 배화여자대 영어글로벌어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앞으로는 부동산에 관해서도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용기를 내서 하는 데까지 하다 보면 후회가 없지 않겠느냐”며 “지금 미리 못한다고 포기하면 후회가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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