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 제1894호 퇴계선생문집 (자료제공: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조선 후기 분석에 중요 자료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퇴계 이황(1501~1570)이 조선을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는 ‘퇴계선생문집’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최근 퇴계선생문집 등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했다. 퇴계선생문집(보물 제1894호)과 퇴계선생문집목판(보물 제1895호)은 퇴계 이황의 학문적 성과를 집성한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문집은 46권 24책으로 경자년(1600년) 초간본이다. 목판은 752매로 초간본을 인출한 목판이다. 25일 문화재청과 한국국학진흥원 등에 따르면 이 문집은 퇴계 이황이 죽은 뒤 제자들에 의해 발간됐다. 이 문집이 발간되기까지는 30년이란 오랜 기간이 걸렸다. 퇴계 이황은 16세기 사림들 중에서 존재감이 컸다. 그만큼 문집 발간이 주는 영향도 적잖지 않았다. 발간 이후 조선에서 만들어진 문집 대부분은 이 문집의 체제를 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퇴계선생문집의 편집 방법과 성과는 조선 후기 문집을 분석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퇴계선생문집목판 또한 조선 중기의 목판 인쇄문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문화재청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보물 제1887호로 지정된 ‘노영 필 아미타여래구존도 및 고려 태조 담무갈보살 예배도’는 고려 불화와 산수화풍 연구에 있어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또 사경화(불교 경전의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한 그림)를 연상시키는 뛰어난 금선묘 기법과 높은 완성도, 작가와 조성연대가 분명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 보물 제1887호 노영 필 아미타여래구존도 (자료제공: 문화재청)

이 작품은 1307년 작가 노영이 흑칠한 나무 바탕 위에 금니로 그린 금선묘 불화다. 금니란 아교에 갠 금박가루다. 앞면엔 아미타여래와 팔대보살을, 뒷면엔 고려 태조가 금강산 절고개에서 담부갈보살에게 경건한 마음으로 예를 드렸다는 이야기를 표현했다.

보물 제1888호 ‘구례 천은사 삼장보살도’는 1776년 천은사 대법당 중단에 봉안하기 위해 14명의 화승이 제작한 것이다. 천은사 삼장보살도는 18세기 후반기 불화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으면서도 현존하는 삼장보살도 중 유일하게 화기란에 흰색글씨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낱낱이 기록해 놓아 삼장보살의 형태 연구에 중요한 자료다.

사실 삼장보살도는 조선 중기부터 제작되기 시작해 많은 수가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른 시기 작품은 대부분 해외에 남아 있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구례 천은사 목조관세음보살좌상 및 대세지보살좌상(제1889호)’ ‘익산 심곡사 칠층석탑 출토 금동불감 및 금동아미타여래칠존좌상(제1890호)’ ‘서울 흥천사 금동천수관음보살좌상(제1891호)’ ‘익재난고 권6~7(제1892호)’와 ‘역옹패설(제1893호)’ 등이 이번에 보물로 지정됐다.

구례 천은사의 두 보살상은 중생을 닮은 듯 실재감 있는 얼굴, 힘 있는 선묘, 늘씬한 비례감을 갖춘 17세기 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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