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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따라 분위기 달라
서민층 많은 서
부 주민
정세균에 후한 점수
서부에선 여당 강세

[천지일보=임문식, 이지영 기자] 4.13 총선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서울 종로구 민심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종로는 ‘정치 1번지’로 불릴 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역대 대통령을 3명이나 배출했다. 대권으로 가는 관문인 셈이다. 선거 때마다 ‘별들의 전쟁터’가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종로구는 최고의 격전지 중 하나다. 새누리당에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종로 3선 출신의 박진 전 의원, 16대 의원 출신 정인봉 당협위원장 등이 공천 혈투를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현역인 정세균 의원이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종로구는 특히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동서로 양분된 경제적 계층이 오늘날의 양극화 문제를 고스란히 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심의 분위기도 지역에 따라 엇갈렸다. 서민층과 저소득층이 많은 동부 지역에선 야당엔 후했지만, 여당엔 박했다. 부유층이 많은 서부 지역은 그 반대였다.

종로구의 동쪽 끝 지역인 창신동 지역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체로 더민주 후보인 정 의원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주부인 채희숙(58)씨는 “정 의원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심훈구(70)씨는 정 의원에 대해 “국회에선 야당이라 강성일지 모르지만, 지역구에선 유순하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다가가기 편하다는 것. 다른 한 주민은 여당 후보들이 종로 연고를 내세우는 것과 관련해 “주민들이 옛날엔 종로 출신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종로 연고를 내세워봐야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정 의원에게 좋은 평가만 돌아가지는 않았다. 창신동 종로구민회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정 의원 4년 동안 바뀐 게 뭐가 있느냐”며 따갑게 비판하기도 했다.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이도 적지 않았다. 김진홍(68, 종로구 창신동)씨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천천히 보겠다”고 했다. 주변에서도 선거 얘기는 많이 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정치권이 각자 자기 주장만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는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종로구 서부 지역에선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청운동에 사는 김모(73, 여)씨는 이번 선거에서 여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내 주변에서도 여당 쪽을 지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직동 종로문화체육센터에서 만난 60대 이양준(종로구 평창동)씨는 정 의원에 대해 “원래 종로구 사람도 아니고, 종로구를 위해 빛나게 한 일도 없다”고 혹평했다. 그의 의지는 단호했다. “종로구에 변화가 없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변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전 시장에 대해선 종로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젊고 패기 있고, 의지도 강한 인물로 치켜세웠다.

박 전 의원을 지지하는 쪽은 3선 경험을 장점으로 꼽았다. 조효선(66, 종로구 사직동)씨는 “박진 의원이 3선을 하는 동안 의정활동을 잘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종로구 지역도 오 전 시장보다는 더 잘 알지 않겠느냐”고 했다.

종로구 전체 민심에 대해선 후보 중 어느 한쪽으로 쏠렸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이나 박 전 의원이 정 의원과 양자구도로 맞붙을 경우 오차 범위 내 팽팽한 접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공천을 놓고 격돌하는 오 전 시장이나 박 전 의원 역시 어느 한쪽이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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