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을 방문한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군 사령관(오른쪽)이 17일 도쿄의 일본 외무성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기 전 기사다 외상으로부터 안내를 받고 있다. 해리스 사령관은 중국이 파라셀 군도에 미사일을 배치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중국이 인공섬들을 군사시설화하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공섬을 군사시설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미사일 배치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 약속한 ‘남중국해 인공섬 비군사화’를 위반했다며 강하게 비난했고, 중국은 “군사화와는 무관한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고 연합뉴스 등이 전했다.

AP 통신 등은 17일(현지시간) 중국이 인접국들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군도)의 인공섬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 도서에 대한 중국의 군사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9월 ‘난사군도 비군사화’를 언급한 발언과 관련해 이번 미사일 배치가 “약속 위반”이라고 날을 세웠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25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기자회견 중 “중국은 난사(南沙·스프래틀리제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해역을 군사화할 뜻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시 주석이 언급했던 시사군도는 이번에 중국이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 시사군도 우디섬과는 다른 지점이지만, 당시 시 주석의 발언은 남중국해 전체에 대한 비군사화로 해석되면서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해군 대장)은 17일 “시사군도에 미사일을 배치한 것은 지난해 9월 시 주석의 약속을 명백히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존 케리 미국 장관도 같은 날 “시 주석이 방미 당시 남중국해를 군사기지화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중국이 지속적으로 군사기지화를 추진해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이번 미사일 배치가 “군사화가 아닌 방어시설 설치”라고 미국의 이 같은 지적에 반발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7일 “중국의 배치는 제한적이며 필요한 방어시설이며 군사화와는 무관하다”고 밝혔으며 같은 날 중국 국방부는 관영 환추스바오에 보낸 답변서에 “해당 섬에 설치된 방공시스템은 수년 전부터 존재해 왔고, 일부 서방 언론이 중국 위협론을 부각시키고 있을 뿐 새로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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