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사진 왼쪽부터 원유철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천지일보(뉴스천지)DB

최고위원회의 공개 회의서 서로 강력 성토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새누리당의 공천 방향을 둘러싼 갈등이 18일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의 공개적인 언쟁으로 번졌다.

김 대표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겨냥 “공천룰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자 서 최고위원이 “당이 대표 독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사건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생했다.

관례상 첫 발언자인 김 대표는 발언하지 않고 순서를 넘겼다. 그동안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가장 먼저 모두발언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김 대표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증폭될 것을 고려한 조치였다.

서 최고위원을 제외한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김 대표는 “저는 새누리당 대표로서 공천관리위원회가 당헌당규의 입법취지에 벗어나거나 또 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된 공천룰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 이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4.13 총선 공천 기준으로 우선추천제도 적용 등의 방침을 밝힌 것이 ‘상향식 공천’의 취지나 방침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당내 민주주의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공천을 실현함으로써 민주주의가 실현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우리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미운 놈을 쳐내고 자기 사람을 심는 공천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이에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의 발언이 오히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라며 문제로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공천관리위원회가) 합의된 뒤에 발표하는 것이 좋고, 또 합의됐다고 하더라도 최고위원회의에 올려서 걸러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면서도 “김 대표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 당이 대표 독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황진하 사무총장의 책임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는 여기 황진하 사무총장도 부위원장 겸 간사고, 여기 사무부총장도 있으니 합의해서 된 내용을 가지고 올려서 우리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는 절차를 밟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못한 것은 당신들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 대표를 겨냥해 “이런 문제는 비공개에서 조용히 얘기하려고 했던 것인데, 앞으로 공천관리위원들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를) 당 대표도 하면 안 된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했다.

이한구 위원장은 지난 16일 언론 브리핑에서 전국 17개 광역시도별로 최소 1~3곳을 우선추천지역으로 지정하고, 예비후보자 간 경선 방식 미합의시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 로 경선을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를 비롯한 비박(비박근혜)계 측에선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방식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첫 마이크를 잡은 원유철 원내대표는 공천 방향에 대한 이한구 위원장과 김 대표의 갈등을 거론하며 “국정운영을 헌법과 법률에 기초해 하듯이 공천관리도 우리 당원의 총의를 모은 당헌당규에 따라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서 걱정하고 연설할 때 박수만 치면 뭐하는가. 비빔밥이 되도 모자랄 판에 새누리당은 아마 국민이 볼 때 따로국밥 정당이라고 부를 것”이라며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고, 국정의 중심에 서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의총에서 합의가 되고 우리 국민 대다수가 공감을 보내고 있는 상향식 공천제도를 흩뜨리는 식으로 우리 공천관리위원회가 가는 것은 맞지 않다”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서 보고 드리겠다”고 했다.

비박계를 대표하는 김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를 대표하는 서 최고위원의 언쟁은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계파 간 신경전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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