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공원 광장(현양탑 앞)에서 건립공사 착공식이 열린 가운데 내빈 참석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재철 국회의원, 나경원 국회의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염수정 추기경, 최창식 중구청장, 이석현 국회부의장, 민병두 의원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주교 성지’ 중심 계획에 천도교·시민단체 반발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서울 중구 서소문공원이 역사문화공원으로 탈바꿈하는 첫 삽을 떴다. 서울시와 중구는 국내 최대 천주교 순교성지이기도 한 이곳을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로서의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중구청은 17일 서소문역사공원 광장(현양탑 앞)에서 건립공사 착공식을 개최했다. 착공식에는 염수정 추기경,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박원순 서울시장, 최창식 구청장, 이석현 국회부의장,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국회의원, 민병두 의원, 심재철 의원, 우윤근 의원, 정세균 의원, 노웅래 의원, 문정림 국회의원, 김제리 서울시의원, 성장현 용산구청장, 박흥식 마포구청장 등을 비롯해 5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해 탈바꿈할 서소문공원에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천도교를 비롯한 민족종교와 시민단체는 그간 끊임없이 특정 종교에 편향된 성지가 아닌 진정한 역사유적지로 조성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면 비판에 나서면서 자칫 종교 갈등으로 번질 것에 우려가 되고 있다.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공원 광장(현양탑 앞)에서 건립공사 착공식이 열린 가운데 서소문 공원은 민족의 평화공원으로 조성돼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인 서소문역사공원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이 경찰에게 둘러싸여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 중구는 서소문역사문화공원 조성에 국비 230억원, 시비 137억원, 구비 93억원 등 총사업비 460억원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중구에 따르면 2017년 말까지 서소문공원 일대(2만 1363㎡)를 리모델링해 지상은 조선 후기 사회변화와 종교적 장소성을 띤 역사공원으로, 지하는 순교성지와 순교자 추모 등을 표현하는 기념공간 등의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해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는 1단계 공사 후, 박물관에 준하는 역사전시장과 기념타워, 하늘광장, 기념전당 등 복합공간이 들어서는 2단계 공사가 마무리 되면 2018년 상반기에 개방할 예정이다.

중구는 지난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와 함께 이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2014년 6월 설계 공모에서 뽑힌 당선작을 토대로 2015년 하반기에 기본 실시설계를 마쳐 밑그림을 완성했다.

◆세계적 관광명소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 기대 목소리

이날 착공식에서 최창식 중구청장은 “그간 소중한 역사문화자원을 경시한 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근·현대 역사와 스토리를 담고 있는 서소문성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해 천주교인뿐만 아니라 국내외를 찾는 관광객들도 찾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이곳은 우리 근대사에서 변화와 개혁에 주요인물이 처형된 역사적인 장소이며, 천주교에서도 탄압과 핍박으로 순교한 이들 중 다수가 성인으로 선포돼 세계적 주목을 받는 순교와 선교 역사를 간직한 우리의 유산이기도 하다”면서 이에 “서울시는 역사·문화·종교적으로 가치가 매우 높은 이곳을 회복하고 나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간단하게 미사 형식으로 축복기도와 성수예식 등을 주관한 뒤 인사말을 통해 “이곳에서 처형됐던 순교자들은 처형 그 순간에도 아주 기쁜 마음으로 목숨을 내놓은 이들”이라면서 “우리 모두가 한마음이 돼 아낌없이 내놓은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천주교에서 이곳을 소유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며 “우리의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곳이 시민사회를 한 형제가 되게 하고, 역사와 문화적으로 고귀한 정신적인 유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역사공원 광장(현양탑 앞)에서 건립공사 착공식이 열린 가운데 염수정 추기경이 축복기도 미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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