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데드풀’ 스틸.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내 슈트가 왜 붉은색인지 알아? 피가 나도 적들이 모르게 하기 위해서지!”

시원하다. 독하다. 화끈하다. 역사상 전래없는 슈퍼히어로가 영화팬들을 찾는다. 마블 역사상 가장 독특한 히어로 ‘데드풀(감독 팀 밀러, 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잘생기고, 정의감․책임감 넘치고, 돈 많고, 멋있는 슈퍼히어로의 시대는 지났다. 보기 힘든 일그러진 얼굴과 전신에 정의감․책임감 제로, 돈도 없어 택시타고 다니지만 거침없는 유머감각을 뽐내는 ‘데드풀’의 시대가 시작된다. 게다가 검술과 사격, 무술에 뛰어난 액션 실력과 자기치유능력인 힐링팩터도 가졌다.

그가 처음부터 이 같은 능력을 갖췄던 것은 아니다. 데드풀이 된 주인공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은 전직 최정예 특수부대 요원이라는 경력을 갖고 있지만 암에 걸리면서 인생의 바닥을 보게 된다. 결혼을 약속했던 사랑하는 연인 ‘바네사 칼리슨(모레나 바카린)’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 민간단체에서 진행하는 비밀 실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 영화 ‘데드풀’ 스틸.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사실 이 비밀 실험 프로그램은 ‘슈퍼 노예’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실험의 설계자 ‘아약스(에드 스크레인)’가 웨이드에게 초인적인 힘을 갖게 하려 각종 실험을 한다. 이를 통해 웨이드는 ‘엑스맨’의 울버린을 넘어설만큼의 민첩성과 강한 근력과 자기치유능력을 갖게 됐지만 실험 부작용으로 온몸이 흉측하게 변해 바네사 앞에 선뜻 나서지 못하게 된다.

데드풀의 입담을 받아칠 정도로 수다스러운 절친한 친구 ‘위즐(T.J 밀러)’는 웨이드의 얼굴을 본 후 “곪아 터진 아보카도처럼 생겼다”며 불쾌해 했다.

웨이드는 다시 회복하기 위해 ‘엑스맨:최후의 전쟁’ ‘엑스맨:데이지 오브퓨처 패스트’에 등장한 ‘콜로서스(스테판 카피식)’, ‘네가소닉 틴에이지 워헤드(브리아나 힐데브란드)’와 함께 자신의 삶을 망가뜨린 아약스를 찾아 나선다.

이 영화는 한 가지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경험도 없으면서 돈만 많이 처받는 초짜 감독’ 등 오프닝 크레딧 자막부터 재치가 있다.

또 히어로물의 주된 관객층인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데드풀은 성인을 겨냥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다. 기사로 쓸 수 없을 정도의 야한 농담과 욕은 기본이며, 잔인하지만 화끈한 액션이 옵션이다. 게다가 친한 친구와 통화하는 것처럼 시종일관 관객을 향해 떠드는 데드풀 덕에 러닝타임 108분간 지루할 틈이 없으며,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는 마치 그와 친구가 된 느낌이다.

▲ 영화 ‘데드풀’ 스틸. (사진제공: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초반에 카액션부터 권총액션, 검술액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액션도 눈길을 끈다. 특히 싸움 실력을 전부 다 갖췄다고 할 수 있는 데드풀이 선보이는 맨몸 액션은 빈틈없이 딴딴하다. 스턴트 코디네이터 필립 실버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권투선수로 평가받는 무하마드 알리에게서 전술적인 액션의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데드풀의 여자 친구조차 평범하지 않다. 바네사는 “무서워” “살려줘”라고 외치는 비련의 여주인공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직접 위험에 맞서 싸우려는 강인하고 배짱 있는 면모를 지녔다.

무엇보다도 마블이 탄생시킨 역대 히어로 중 가장 독특하고, 유쾌하며, 파워풀한 주인공 데드풀의 매력이 영화를 이끌고 간다. 데드풀은 적과 싸우는 순간에도 힙합음악 리듬을 즐기며, 온몸이 흉측해졌음에도 밝고 긍정적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려고 한다. 그간 등장한 진지하다 못해 재미없는 고전적인 히어로의 모습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상식을 넘어서는 전대미문의 슈퍼 히어로를 만나고 싶다면 영화 ‘데드풀’을 추천한다. 개봉은 오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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