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순정’에 출연한 도경수가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17살 ‘범실’ 순수함 표현 어려워 학창시절 추억 되새겼어요

사투리 연기 아쉬워… 전라도 분들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

영화속 4인방, 3개월 동안 동고동락하며 진짜 친구됐죠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이런 인터뷰 자체를 처음 하니까 긴장이 많이 되네요. 그래도 조금씩 편해지는 것 같아요.”

2016 골든디스크 음반 대상 및 3관왕, 지난해에만 8개 시상식에서 17개의 상을 휩쓸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10대들의 우상 ‘엑소(EXO)’ 멤버면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너를 기억해’, 영화 ‘카트’에서 아이돌 신분을 잊게 할 만큼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그. 아이돌이면서 배우로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내뿜어 이번에 영화 ‘순정(이은희 감독)’의 주연 자리를 꿰차기도 한 그는 배우 도경수(23)다.

평소엔 가수로서 사슴 같은 눈망울과 소년 같은 미소로 10대 팬들의 마음을 녹인 그는 이젠 배우로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중이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도경수는 무척이나 긴장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맡은 주연이기에 다짐조차 남다르다. 아시아를 쥐고 흔드는 아이돌이기에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진중한 모습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담아 인터뷰에 임했다. 1시간가량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배우 도경수에 대해 조금 알아 갈 수 있었다.

도경수는 자신의 이미지와 영화 ‘순정’의 ‘범실’이가 딱 맞아 떨어진다는 기자의 말에 “감사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그는 “첫 주연이 빠르다고 생각했다. 나름대로 저는 단역부터 경험을 쌓고 싶었는데 이렇게 정말 좋은 기회가 와서 놀랐다”며 “내가 해도 될까,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았고 두려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완성본을 보고도 많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영화 보신 분 중에 몇 분이 ‘범실이’를 잘 표현했다고 말씀해주셔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 영화 ‘순정’. (사진제공: 리틀빅픽처스)

영화 ‘순정’의 ‘범실’은 무뚝뚝한 매력을 뽐내며 ‘수옥(김소현 분)’만을 바라보는 일편단심 모범생이다. 늘 조용히 한 발 앞서 수옥에게 등을 내주고, 라디오 DJ가 되고 싶다는 수옥을 위해 폐선을 꾸며 라디오 부스를 만드는 로맨틱한 소년이다.

도경수는 그런 범실의 모습을 그리려고 노력했다. 순수한 모습과 남자다운 모습 등 다양한 범실이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하나하나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떤 영화냐를 떠나서 ‘어떤 배역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중요한 것 같다”며 “내가 연기를 한다면 범실이 어떻게 그려질까 가장 궁금했고 그래서 골랐던 것 같다”고 작품을 선택 계기를 설명했다.

23살이 그리는 17살의 멜로. 도경수는 “어려웠다”고 표현했다. 그는 “표현이 잘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1학년 아이의 순수함을 표현하려 했다. 하지만 되게 힘들었다. 학창시절 생각이 잘 안 났기 때문”이라며 “그 시절의 추억을 기억하려고 ‘친구들과 우정이 어땠을까’ 되새겼다. 그때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연기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낯선 사투리가 아쉬웠다. 그는 “제일 아쉬웠던 것은 사투리”라면서 “사투리를 모르시는 분들이 볼 때는 ‘괜찮다’ ‘자연스럽다’고 하시지만 진짜 전라도에 있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해주실 것인가 궁금하다”며 걱정했다.

도경수는 “제가 봤을 때는 정말 어색하다. ‘개덕’ 역을 맡은 이다윗 배우가 사투리를 제일 잘하더라. 언어에 대한 습득력이 빠르다. 성대모사도 잘하고 전라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도 잘한다”고 칭찬했다.

다섯 친구의 지극한 우정을 담고 있는 ‘순정’. 이번 영화를 통해서 도경수에게도 4명의 친한 친구가 생겼다.

“실제로는 그런 친구들이 없어요. 이번 현장에서 추억이 많이 생겼어요. 현장에서 항상 붙어 있어서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노는 것 같았어요. 3개월 동안 한 방에서 남자 3명이 먹고, 자고, 샤워도 같이하고, 술도 먹고, 이런 추억이요. 바다 수영도 하고 낚시도 하고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번에 ‘순정’ 속 친구들처럼 추억을 나눈 친구들이 생긴 셈이죠.”

무대 위의 그는 ‘디오(D.O.)’다. 엑소의 메인보컬로 빼어난 춤 실력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 ‘순정’에선 시골 막춤을 선보인다. 그는 “춤출 때 너무 창피했다. 무대에선 멋진 모습만 보여주다가…. 춤을 추지 않았다면 그런 막춤이 안 나왔을 것 같다”며 “원래 대본에는 부끄러워하는 것만 있고 춤추는 게 없었다. 근데 수옥이를 웃겨주자고 감독님이 디렉션을 주셔서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올라가서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막춤을 춰도 멋있게 출 것 같은 생각이 든 그는 “인터뷰할 때처럼 머리가 하얗게 됐다. 비누방울이 딱 보여서 이걸 잡아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부끄러워했다.

▲ 영화 ‘순정’에 출연한 도경수가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연기하고 노래하는 게 즐거워도 험난한 연예계 생활은 쉽지 않을 터. 그에게 가족 같은 멤버들과 친한 형들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멤버들은 조언을 해주기보단 항상 응원과 걱정의 말을 잊지 않는다.

“가족 같은 멤버들과 드라마 하면서 만난 형들이 제 절친한 친구죠. (이)광수 형, (조)인성이 형은 드라마 때문에 가까워졌어요. 이후 송중기 형이랑, 김우빈 형이랑 친하고 해서 모이게 됐어요. 마음도 잘 맞고 그래서 여행도 가고 그랬죠. 형님들 덕분에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그 모임에선 연기뿐 아니라 사는 경험을 이야기하거든요. 그래서 많이 도움이 돼요.”

그는 앞으로도 배우나 가수로서보단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어떤 ‘배우가 되겠다’ ‘가수가 되겠다’보다 그냥 그 사람을 보면 ‘진짜 멋있는 사람이구나’ 느끼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조인성, 이병헌, 조지 클루니, 짐 캐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딱 보면 멋있는 사람,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만드는 사람,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영화 ‘순정’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첫사랑과 다섯 친구의 우정을 담은 감성드라마다. 개봉은 오는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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