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거릿 제인 에드먼즈(1871∼1945년)가 1908년 간행한 간호교과서 상권. 서울 중구 정동에 있던 보구여관에 1903년 간호원 양성학교가 설립됐으나 제대로 된 교재도 없이 수업이 진행돼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고자 제작됐다. (사진제공: 문화재청)

문화재청 20세기 초 ‘간호교과서’ 문화재 등록 예고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우리나라 ‘나이팅게일의 후예’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이 문화재 등록 절차를 밟고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마거릿 제인 에드먼즈(1871∼1945년)가 발행한 ‘간호교과서’ 상‧하권은 30일간의 등록 예고 기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등록될 예정이다.

정규 간호교육은 지난 1860년 나이팅게일에 의해 서양에서 시작됐다. 43년이 지난 1903년 우리나라에도 최초 간호원 양성기관이 설립됐다. 에드먼즈가 1903년 보구여관에 세운 간호원 양성학교다. 보구여관은 1887년 서울에 세워진 한국 최초의 여성 전문병원이다.

▲ 간호교과서 상권 내용 일부 (사진제공: 문화재청)

그러나 제대로 된 교재가 없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따랐다. 에드먼즈는 이러한 불편을 해결하고자 1908년과 1910년에 걸쳐 간호교과서 상권과 하권을 발행하게 됐다.

완본 소장은 희귀해 의미를 더한다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이 책은 의학사 연구뿐만 아니라 20세기 초기의 의학 용어 한글 번역과 우리말 연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번에 등록문화재 제656호로 등록된 ‘고종황제 하사 족자’는 국왕과 정부(대한제국)가 서양 의술의 탁월함을 인정한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고종황제 하사 족자는 19세기 말에 정부가 고종의 주치의였던 에비슨(1860~1956년)에게 하사한 족자다.

에비슨은 1893년 8월 말 서울에 도착한 후 고종의 피부병을 치료한 인연으로 10년간 왕실 주치의로 활동한 캐나다 출신 의료 선교인이다. 족자는 에비슨이 고종황제의 주치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

족자엔 한글 음이 적혀 있어 한자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을 배려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족자 가운데에 적혀 있는 ‘投良濟堯帝時巫咸(투양제요제시무함)’과 족자 오른쪽에 하사받는 사람을 명시한 ‘宜丕信 大人 閣下(의비신 대인 각하)’의 위쪽엔 한글 음이 작은 글자로 적혀 있다.

‘투양제요제시무함’이란 ‘좋은 약을 지어 주는 것이 요나라 황제 때의 무함이다’라는 뜻이다. ‘무함’은 사람의 생사와 존망까지 알았다는 요나라 때의 전설상의 인물로, 황제는 이 사람을 공경해 신무(神巫)라 하고 재상으로 삼았다고 전해진다. ‘의비신 대인 각하’에서 ‘의비신’은 에비슨의 한자명 표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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