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오전 북한의 ‘광명성 4호’ 발사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천지일보=명승일·손성환·임문식] 북한이 7일 오전 장거리 미사일(로켓)을 발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의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북한 장거리 미사일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됐다고 밝혔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오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서해에 배치된 우리나라 세종대왕함이 오전 9시 31분경에 최초로 장거리 미사일로 식별했다”고 말했다.

문 대변인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 9시 32분경 (북한 황해도) 장산곳 서방에서 1단 추진체와 페어링(덮개)이 분리됐고, 9시 36분경에 제주도 서남방 해상 상공에서 우리 이지스함 서애 류성룡함 레이더로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레이더망에서 바로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성공 여부를 한미 공동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이 7일 오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가운데 서울역에서 군인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北미사일 기술 향상됐나

북한의 이번 장거리 미사일은 사거리와 추진력이 지난 2012년 발사한 ‘은하 3호’에 비해 향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9시 32분에 1단 추진체가 분리된 후 270여개로 분리돼 분산 낙하했다. 이는 동창리 남쪽 790㎞ 지점(제주 서남방), 고도는 380여㎞ 부근에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이다.

지난 2012년 은하 3호 발사 당시에는 오키나와 상공까지 추적이 가능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미사일은 성능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북한은 이번 동창리 로켓발사장의 높이를 지난 ‘은하 3호’ 이후 67m로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하 3호’보다 더 큰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추진력이 강화되면 속도와 사거리가 늘어나서 우리 군의 레이더 추적 범위를 ‘은하 3호’ 당시보다 더 빨리 벗어날 수 있다.

이번처럼 미사일의 속도가 빨라지고 고도가 높아지면, 위성을 우주 궤도에 띄울 가능성도 커진다. 이는 장거리 미사일로 미국 본토까지도 겨냥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으로 분석할 수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사일 발사 성공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미국 북미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미 긴급회의 “국제사회 정면도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같은 날 오전 11시경 한민구 국방부 장관,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는 한미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한민구 장관은 “북한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중 전격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도전이며 위협”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해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의 전략적인 도발에 대한 한미가 동맹 정신에 입각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대한민국의 방어와 안보를 위해 모든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한미 간 견고한 협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도 “(한 장관이)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말한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미 양국이) 동맹으로서 협력하며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미사일 발사 전후로 한미 간 정부 차원에서 긴밀한 협조가 있었다”며 “(한국) 청와대·외교부·국방부와 (미국) 백악관·국방성 등과 긴밀히 협조했고 군 차원에서는 다양한 조직들이 공조했다”고 설명했다.

▲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오른쪽)과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사령관이 7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한 군사적 대책안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미, 사드 배치 공식 협의

한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사드 배치 가능성을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한미는 증대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 체제를 향상시키는 조치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에 대한 공식 협의의 시작을 한미 동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류 실장은 “대한민국과 미국은 최근 북한이 감행한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가 대한민국과 전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북한의 심각한 핵 대량 살상 무기와 탄도 미사일 위협을 보여주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한미연합군 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인 커티스 스캐퍼로티 대장의 건의에 따라 (사드 배치 논의가) 이뤄졌다”며 “가능한 조속한 시일 내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및 작전수행 가능성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앞으로 사드 체계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북한에 대해서만 운영할 것이고, 다층 미사일 방어에 기여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현존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하게 된다”고 전했다.

토마스 밴달 미8군사령관은 “사드 배치에 대해 논의를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고 공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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