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대목인 지난 3일 전북 고창전통시장에 손님들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값싼 수입산 내 놔도 안 팔려
소비자 유치 방안 궁리 급선무

[천지일보 고창=김미정 기자] 민족 최대 명절 설을 앞둔 지난 3일 전북 고창군 고창읍에 있는 전통시장을 찾았다.

시장 근처 길거리는 주차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량이 많았지만 실제 전통시장은 한산했다. 시장 근처를 방문한 이들의 주 소비장소가 더 이상 전통시장만이 아님을 알리고 있었다.

설을 맞아 새 옷을 장만하는 이들의 발걸음도 거의 줄었다. 옷을 보러 오는 손님이 별로 없자 상인들은 추위를 피해 가게 안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

▲ 지난 3일 고창 전통시장의 옷가게. 상품권을 환영한다는 문구가 붙어있지만 옷을 보는 손님이 많이 없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또 상인들의 확성기에선 ‘싱싱한 사과가 왔어요’ ‘굴비 보세요’ 등의 호객행위가 한창이었으나 정작 물건을 사는 사람이 적어 그야말로 얼어붙은 분위기였다.

상인들이 팔려고 내놓은 굴비, 강정, 밤, 전 등과 같은 차례상 상품이 그나마 설이 가까웠음을 알릴뿐 ‘설 대목’이란 말도 무색했다.

그래도 상인들은 하나라도 더 팔 기세로 손님들을 향해 열심히 상품 설명을 했다. 영광 굴비를 판다는 이모씨는 “예쁜 모습이 아니니 얼굴은 찍지 말라”며 내내 빼다가도 판매할 땐 “영광에서 직접 가져와서 파는 굴비는 여기밖에 없다”며 적극적으로 선전했다.

▲ 굴비와 다른 부서(부세). ⓒ천지일보(뉴스천지)

전통시장은 시세를 알 수 있는 고급정보 집결지기도 하다. 기자가 약간 큰 굴비에 대해 질문하자 이씨는 “그건 굴비가 아니고 부세(부서)”라며 “모르면 속는다. 국산 굴비 가격은 10마리에 8만원”이라고 설명해줬다.

실제 기자가 시장을 둘러보니 중국산 부서를 파는 곳이 여기저기 있었다. 가격은 10여 마리에 3만 5000원으로 국산보다 2배 이상 싸다. 전통시장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가격대가 낮은 수입산을 들여 놓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사가는 사람이 없어 상품이 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전통시장에 수입산이 우후죽순 있는 것도 전통시장의 메리트를 줄여버리는 데 한몫했을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소비자 유치부터가 가장 시급해 보였다.

설 대목조차 얼어붙은 경기침제 위기를 맞은 전통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기 위해선 기존의 훈훈한 인심과 정을 신뢰 삼아 소비자를 유치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명절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각종 전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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