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순정’에 출연한 배우 김소현이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청순’하면 떠오르는 여배우 김소현(17). 2008년 KBS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로 데뷔해 꾸준히 아역배우로서 자리매김한 김소현이 이번엔 10대 소녀·소년들의 풋풋한 첫사랑을 들려준다.

라디오 생방송 중 DJ에게 도착한 편지를 매개체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첫사랑과 다섯 친구의 우정을 담은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에서 여주인공 정수옥으로 분했다. 수옥은 아픈 몸 때문에 학교는 물론 섬 밖으론 나가지 못하지만 늘 밝고 긍정적인 순수한 소녀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소현은 초롱초롱 맑은 눈, 귀여운 미소로 인터뷰에 임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슬프다’ 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리고 첫사랑에 대한 부분은 따뜻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직은 좋은 평이 많지만 개봉해봐야 알겠죠? (웃음)”

이번 영화에서 김소현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해야 했다. 사투리에 대한 부담감은 컸지만,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다. 김소현은 “사투리를 준비할 시간이 너무 적었다. 영화를 들어가기 전에 한번 현지 사시는 분에게 배웠다”며 “너무 적다고 생각돼 한번은 해당 지역 목욕탕에 가서 아주머니들이 하시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만족할 만큼의 억양이 나오지 않았다. 수옥은 전라도 섬마을 사람이지만 억센 사투리는 어색할 것 같았다. 그는 “물론 잘해야 하는 게 맞지만 ‘사투리에 너무 집착하고 신경을 쓰다보면 그거만 생각하게 된다’는 감독님의 말씀을 들었다”며 “그래서 사투리에 집착하지 않고 수옥이만의 느낌을 나타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도시 사람들의 섬 생활 익숙하진 않았다. 5일 촬영하면 2일은 나가서 다른 스케쥴을 갔다. 그렇지만 잠자리가 모텔이다 보니 깊게 잠들기는 힘들었다. 김소현은 “촬영하는 장소는 외진 곳이라 화장실 가는 게 힘들었다. 급해도 오래 참고 화장실 갈 사람을 모아서 한꺼번에 가기도 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 영화 ‘순정’에 출연한 배우 김소현이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극 중 수옥은 선천적으로 한쪽 다리를 전다. 이를 연기하기 위해 김소현은 이은희 감독과 연습을 거듭했다. 김소현은 “관객들에게 거부감이 생기지 않기 위해 너무 과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해야 했어요”라며 “실제로 연기하고 나면 반대쪽 다리가 아팠다. 수옥이는 그렇게 살아서 더 큰 아픔이지만 저는 그 잠깐을 찍었는데 정말 아프더라. 골반이 아파서 촬영 끝나고 교정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는 아파서 더 몰입이 더 잘됐다. 다리 저는 게 어렵고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며 “다리 수술 여부를 물어보는 장면에서 ‘다른 쪽 다리를 못 쓴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서러워서 눈물이 나더라. 순정에서는 모든 장면이 진심이었다. 가슴이 뛰어서 웃었고 서러워서 울었다”고 덧붙였다.

수옥에게는 ‘범실(도경수 분)’과 ‘산돌(연준석 분)’ ‘개덕(이다윗 분)’ ‘길자(주다영 분)’ 등 4명의 절친이 있다. 이들은 이번 영화를 통해 실제 절친이 될 만큼 친분을 쌓았다. 특히 내성적인 김소현을 위한 오빠들의 노력이 가상했다. 3명의 오빠는 닭 잡는 장면을 촬영하던 회차에 각자 ‘김소현 웃기기’ 미션에 돌입했다.

김소현은 “나중에 안 사실인데 오빠들이 걱정을 많이 했나보더라. 감독님들에게 어떻게 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 물어봤나 보더라”라며 “그러다가 전날 다 같이 회의를 했다고 하더라.

하나씩 웃기는 것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김소현에게 이다윗은 새끼발가락을 보여줬고, 연준석은 쌍꺼플 힘을 풀고 게슴츠레하게 보여줘 바보 같은 표정을 보여줬다. 도경수는 중간 손가락을 넣는 것을 보여줬다.

“그때 닭 잡는 신이라서 덥고, 그런 상황에서 어색하게 자꾸 뭘 보여줘 웃고 말았는데 나중에 알고 그 마음이 고마웠다”며 “그렇게 친해지려고 노력한 것도 고마웠다. 나도 그때부터 행동으로 마음을 나타낸 것 같다. 영상을 찍어놨어야 하는데…”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제 색깔을 먼저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요새 많이 해요. 지금은 만들어가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도전하는 시기라서 저를 더 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작품마다 사람이 떠오르는 게 아니고 배역이 보이는 배우가 되고 있어요. 그 배역 자체로 보이는 그런 배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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