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극복 위해 사채 빌려”… 기하성목회자연합, 내달 1일 비상총회 사퇴 압박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카지노를 출입하며 재단대출금과 순복음총회신학교 교비 등 66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불기소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서대문총회) 전 총회장 박성배 목사가 횡령과 도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국교계에 충격을 안긴 기하성 사태가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박성배 목사는 지난 26일 기하성 총회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박 목사는 “카지노에 출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후배가 사채업을 하고 있어 돈을 빌리러 간 것”이라고 해명하며 “게임을 했다는 증거를 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충북 제천 순복음총회신학교를 설립·운영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시달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카지노 사채시장에서 (후배에게) 돈을 빌려 쓰면서 오해가 불거진 것”이라고 말했다. 6억원 카지노 마일리지 의혹에 대해 “후배에게 받은 칩을 돈으로 교환하면서 마일리지가 쌓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교비 횡령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그는 “순복음대학원대학교와 순복음총회신학교의 재정난 극복하려고 사채까지 끌어쓴 것을 도박으로 치부하는 것은 교단과 순총학원의 법인 운영권을 장악하려는 세력의 음모”라고 반박했다.

반면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를 사랑하는 목회자연합(기하성목회자연합)’은 지난 18일과 25일 서울 용산구 웨딩코리아에서 비상기도회를 열고, 박성배 목사와 서안식 총회장 사퇴를 촉구하며 교단의 개혁을 외치고 있다.

비상기도회 대회장 정동균 목사는 “64년의 역사를 가진 기하성 총회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며 “총회가 비상시국인 만큼 기하성 목회자들이 드러난 교단 부패를 척결하고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자”고 밝혔다.

기하성목회자연합은 다음달 1일 비상총회를 열고 교단 정상화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조상준)는 기하성 총회장을 6번이나 역임한 박성배(성도순복음교회) 목사에 대해 교비 등 66억원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목사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그간 교회 재정은 물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순총학원의 교비에도 손을 댄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순총학원 교수들이 교육부에 민원을 신청했고, 교육부가 2013년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검찰이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그러나 검찰이 10개월 동안 일일이 수표와 계좌 추적을 통해 혐의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이번에 불구속 기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목사가 2008년 이후부터 적립된 마일리지만 무려 6억원이다. 마일리지는 베팅 액수와 횟수, 칩 교환액 등이 합산돼 적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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