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07억의 신화… 3M을 꿈꾼다
‘에이스 케미컬’ 김흥태 대표이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까지도 바뀐다(윌리엄 제임스).”

㈜에이스케미컬은 35명의 인원이 연매출 107억원을 달성한 자동차 소음방지 패드 관련 부품회사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현대·기아자동차의 SQ(공급자 품질인증제도) 인증을 받은 2차 협력업체다.

에이스케미컬은 미국의 ‘3M’, 일본의 ‘닛또’, 독일의 ‘테사’와 같은 글로벌 전문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연매출 100억원 돌파에 이어, 올해 150억원 달성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스케미컬 ‘김흥태 대표이사’는 윌리엄 제임스(1842~1910년, 철학자)의 명언을 경영 철학으로 삼고 20년 동안 회사를 강소기업으로 이끈 인물이다. 그는 공학도가 아닌 인문학도이지만 경영과 산업공학을 몸으로 익힌 베테랑이다. 무엇보다 ‘품질 경영’에 있어서는 대기업 못지않은 수준이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이뤄낸 100억 신화의 저력을 살펴보기 위해,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 위치한 ‘에이스케미컬’을 직접 찾아가봤다.

▲ 에이스케미컬 김흥태 대표이사가 지난해 107억원에 이어 올해 150억원을 달성을 향해 직원들과 함께 뛰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에이스케미컬은 미국의 3M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에이스케미컬 소개와 핵심제품은

에이스케미컬은 현대·기아자동차, 한국GM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한다. 에이스케미컬은 N.V.H(소음진동)라고 해서 ‘소음을 줄이는 부품’을 만든다. 운전자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안락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우리 제품의 역할이다.

현대·기아차 2차 협력사가 되려면 SQ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에이스케미컬은 사상 최초로 최고등급인 ‘S’등급도 노리고 있을 정도다. 에이스케미컬 제품은 차량 전선의 집합체인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와 피복보호와 소음방지를 위한 ‘CS 편물 패드’, 연료탱크에 부착해 충격·움직임을 방지하는 ‘연료탱크 패드’ 등이다.

우리 제품은 작은 부품이지만 이를 통해 전장 부품들을 보호하고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또 제품들은 온도와 습도 등의 환경 변화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부품에 쓰이는 접착제도 여러 환경에서도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 게다가 친환경성까지도 고려했다.

에이스케미컬은 2차 협력업체로, 1차 협력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 동희오토, 광성기업 등 3개사를 모기업처럼 두고 있다. 특히 광성기업은 처음 자동차업계에 몸담게 한 모교와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처음 제품 ‘품질관리’를 맡았었고, 지금의 회사 운영의 핵심인 철저한 품질관리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

▲ 에이스케미컬은 철저한 품질관리를 위해 전 생산라인이 청결하고 시스템화 돼 있었다. 모든 공정과 컴퓨터화한 시스템은 김흥태 대표이사의 그간 노하우와 경영철학에서 나왔다. 에이스케미컬의 독창적인 컴퓨터화 시스템이 적용된 기기들은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실적 향상의 남다른 노하우는

에이스케미컬은 지난 2011년 이후 20%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2011년 매출 35억원에서 2014년엔 74억원을 달성했고, 2015년에는 전년대비 35% 성장한 10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이보다 40% 성장한 1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다른 노하우라 하면 우리 회사를 방문하는 고객이나, 손님이나 누구든지 무언가를 하나씩 마음에 담고 가게 한다. 공장을 둘러봤다면 깨끗하고, 철저한 시스템 아래 운영되는 모습에 놀란다. 접착제가 들어있는 드럼통 하나도 바닥에 레일을 설치해 빨리 반출해야 하는 순서대로 나가도록 했다.

모든 시스템도 전문가를 불러다가 어떤 공정이 필요한지를 설명해 컴퓨터화 했다. 기록도 수기로 작성할 게 없어 속이는 것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이에 운영에 있어서 신뢰도가 높다. 전 세계 동종업계에서 이렇게 깔끔하고 시스템화된 곳은 없다. 철저하기로 소문난 일본 기업이 와도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다.

철저한 시스템은 광성기업에 있을 당시 김재명 공장관리기술사를 통해 배웠다. 김재명 기술사의 일화로는 어느 대기업을 방문했을 때 그 회사의 시스템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라인 안에 정확히 놓여있는 박스를 살짝 건드려서 라인을 벗어나게 했다는 것이다. 이어 1시간 뒤 그 자리에 다시 와보니 라인 안에 제 위치에 정확히 다시 있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품질을 좌우하는 것.

▲ 에이스케미컬 김흥태 대표이사가 연매출 107억원의 달성 신화의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어려움은 없었나. 어떻게 극복했나

어려움이 왜 없었겠는가. 1996년 11월 회사를 처음 설립했지만, 이듬해인 1997년엔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어려움에 봉착했다. 당시 서울 출장을 가야 했지만 차비도 없어서 출장을 포기하기도 했었다. 항상 어려운 일이 생길 때는 지리산을 가곤했다. 한 때는 지리산 청학동에서 지내기도 했다. 하지만 홀어머니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한 일이었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옛 말이 있듯이 할 도리를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니 지금처럼 지속 성장을 하는 때도 오더라.

- 임직원들과의 소통 방식도 독특하다던데

회사에 입사하는 이들에게 첫 번째 미션은 화분을 하나씩 가져와서 키우는 것이다. 직원들 모두 1인 1화분을 의무화하고 있다. 화분은 공장 내에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쉼터인 ‘북카페’에 나열돼 있다. 그곳에 자기 가족사진 또는 애인 사진과 함께 놓고 하루 시작을 화분 가꾸기부터 하도록 했다.

▲ ISO 국제심사원협회 배선장 심사위원장 심사평 ⓒ천지일보(뉴스천지)

북카페에는 책뿐만 아니라 오디오, 기타, 안마기도 있다. H빔으로 가득한 공장을, 숨 쉬는 삶의 공간으로 바꾼 것. 어떤 직원 분은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일하는 동안 자녀를 북 카페에서 놀고 있도록 했는데, 그 아이가 일기장에 ‘엄마의 직장이 좋았다’고 기록하며 자랑스러워했다고. 그 말을 들었을 때 보람도 있고 직원에 대한 가족애를 더 느꼈다.

또 반려자는 성명순 시인이다. 경기문학포럼 회장이기도 하다. 회사 복도는 성명순 시인의 시로 전시관처럼 꾸몄다. 계단 칸칸에도 명언과 힘이 되는 말을 적었다. 작지만 생각부터 남다른 회사로 만들고 싶다. 직원들 모두가 주인정신으로 일하는 최고가 됐으면 좋겠다.

중소기업이지만 회사에 입사한 젊은 우리 가족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는 중국어 교육도 강사를 초빙해 실시하고 있다.

생각이 바뀌면 인간이 바뀐다. 회사원 모두가 주인의식으로 일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미국의 3M과 같은 회사가 될 수 있다.

▲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 위치한 에이스케미컬의 전경 이미지 (자료제공: 에이스케미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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