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장로가 붓을 들어 한글로 성경을 쓰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세계기독신도연맹 총재 김영두 장로


한글·한자·히라가나로 성경 기록
한중일 사람들에게 성경말씀 전해
하나님이 오래 살게 해준 것 같아

목회자가 작품 보관해주다가 가로채
6억 재산 날렸지만 고소 안하고 용서
한국교회, 하나님 중심 문화 실천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올해 94세다. 몸과 정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것 같은 나이이지만 그는 아직도 현역이다. 그의 붓끝에서 탄생하는 글자는 흐트러짐이 없었고, 곧게 서 있는 붓을 바라보는 눈빛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붓을 든 직후부터 굳게 다문 입은 온 정신을 집중할 때 나오는 습관이었을까. 그가 경서를 한자 한자 쓰는 데 얼마만큼 정성을 쏟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엄숙함이 느껴졌다.

◆3개 국어로 성경 쓰는 최장수 서도작가

그는 국내 최장수 서예가이자 동양 유일의 3개 국어 서도작가인 고암 김영두 장로다. 김 장로는 강원도 양구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태어났다. 7세 때 처음 붓을 들었으며 불교신자로서 불경을 주로 썼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쓰고 있다. 한국전통예술대상전 초대작가, 한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중앙위원, 한국미술제 심사위원, 전국 서도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한국문화예술대상 수상 경력이 있다.

그를 서울 은평구 불광동 작업실 겸 자택인 작은 맨션에서 만났다. 수도권 내 두 아들이 살지만 작업실 등 단독 공간이 필요해 작은 집을 얻었다고 했다. 이 공간에서 아침 5시에 일어나 기도하고 서예 작업을 하고 일주일에 서너 번은 청소도 하며 혼자 지낸다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일본에도 다녀왔다고 자랑했다. 일본에서 사왔다며 커피도 내왔다.

김 장로의 건강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자신이 서도로 문화선교를 하고 있기에 하나님께서 기쁘게 여겨 자신의 수명을 길게 해준 것이라 믿고 있었다.

“함께 하던 친구들이 다 세상을 떠나갔죠. 고(故) 김영삼 대통령도 생전에 만났는데, 운동을 하고 왔다고 하면서 건강을 자랑했어요. 그때 딱히 하는 운동이 없어서 속으로 건강을 챙겨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지요. 그런데 그렇게 건강하던 사람도 저보다는 오래 못살았어요. 사람 목숨이 하늘에 달렸잖아요. 성경을 써서 많은 사람에게 읽게 하니 하나님이 오래 살게 해주는 것 같네요.”

▲ 오래 살 수 있도록 하나님이 허락해주신 것이라고 말하며 웃고 있는 김영두 장로. ⓒ천지일보(뉴스천지)


◆작품 내용 알게 하려고 한글·일본어 시도

그는 한·중·일 언어인 한글, 한자, 히라가나로 성경을 쓴다. 그는 어쩌다가 3개 국어로 성경을 화선지 위에 쓰게 됐을까.

“원래 한문 작가이지 한글 작가가 아니었죠. 처음엔 하나님 말씀을 써서 병풍으로 만들면 사람들이 많이 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신앙인이 아니었으니 돈을 생각했죠. 그런데 아무도 안사더라는 것이죠. 그때 알았죠. 불교와 기독교는 문화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요.”

▲ 김영두 장로가 요한삼서 2절을 한자 일본어 한글로 기록한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그가 한자로 기록한 성경 병풍을 많은 기독교인이 와서 관람하고 좋은 평가를 했지만 정작 지갑을 열고 구입해 집에 두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이들이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어 사고 싶지 않아 하더라는 것이다.

“불자들은 한자로 기록돼 병풍에 무슨 내용이 적혔는지 몰라도 거액을 주고 병풍을 사갔는데, 기독교인들은 뜻을 모르니 살 수가 없다는 것이었죠. 그래서 기독교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성경을 써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거에요. 마찬가지로 일본어로 성경을 쓴 것도 같은 이유지요. 일본에서 전시를 하는데, 일본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 거에요.”

고암 선생의 작품은 일본에서 더 인정을 받았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의 동생이자 전 문부대신인 하토야마 구니오는 고암 선생의 일본지역 후원회장을 할 정도로 작품에 매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새 그는 서도 작가로서 여러 전시회를 여는 등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근래에는 마음에 상처를 크게 입은 사건도 발생했다.

목회자가 준 상처이기에 충격이 더 컸다. 지난 2013년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당시였다. 김 장로는 빌딩의 전체를 다 쓰기로 하고 대관을 했는데, 전시회장을 절반 정도밖에 채우지 못했다. 이유인즉 김 장로의 작품을 집에 보관해주고 있었던 목회자가 작품들을 가로채기 위해 몸을 피해버렸기 때문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 사건으로 6억짜리 집을 팔아야 했다. 그러나 그 목회자를 고소하지 않았다.

김 장로는 “이 일로 고소를 하게 되면 기독교 망신이 아니겠어요. 그 때문에 모든 일을 없던 것으로 하고 덮었어요”라며 당시의 원통했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김 장로는 한국교회에 하나님 말씀에 기초한 하나님 중심의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랐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문화생활을 해야 하나님이 복을 주신다는 믿음이다.

“우리 문화생활을 개혁해야 합니다. 우상과 죽음의 신이 지배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문화를 실천하는 운동을 해야 해요. 우리가 좋아해야 할 것은 하나님 말씀 말고 무엇이 있나요. 복달라고 헌금이나 갖고 나오지 말고 생활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뜻이에요. 말씀을 가까이 하는 것을 문화화 해야 해요.”

김 장로는 1984년 위암을 앓던 아내가 유명을 달리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기 시작했다. 신앙의 시작이었다. 이후 성경 구절과 기독교 신앙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썼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0여 차례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 전시회들을 통해 한‧중‧일 간 민간외교와 친선강화에도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불우이웃돕기, 소년소녀가장 돕기, 장애인 돕기 등 많은 자선활동도 펼쳐왔다.

한편 김 장로는 8년 전부터는 이스라엘 재단법인 세계기독신도연맹 제7대 총재를 맡아 아직까지도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999년 개신교로는 유일하게 이스라엘 법인을 취득한 바 있는 세계기독신도연맹은 세계복음화, 성서회복 운동 등을 목표로 미국, 중국, 필리핀 등을 돌며 세계기독신도평화선교대회를 개최해왔다.
▲ 한중일 3개국어로 성경 서도를 하는 세계기독신도연맹 총재 김영두 장로. ⓒ천지일보(뉴스천지)

■ 프로필
- 세계기독신도연맹 총재
- 고암서도·성경연구원 원장
- 한국문화예술인선교회 회장
- 기독교문화생활실천협의회 회장
- 동양유일3개국어 서도작가
- 성서서도 개인전(일본 2회, 국내 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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