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사각지대…현장훼손으로 감식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방화범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국립현충원은 2일 오전 10시께 김 전 대통령 묘역 뒤편 언덕에서 불이 나 잔디 일부를 태운 뒤 곧 바로 진화됐다고 밝혔다.

현충원 관계자는 "오전 10시께 묘역을 청소하려던 직원이 불을 처음 발견해 직접 불을 껐다. 오전 9시10분 순찰까지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불이 난 장소는 폐쇄회로(CC) TV 사각지대인 까닭에 정확한 화인(火因)은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묘역을 찾은 민주당 이계안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화재가 난 장소를 볼 때 CCTV를 피해 불을 지른 뒤 묘역 전체로 퍼져나가길 바랬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이번 화재가 실화가 아닌 방화로 인한 것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현충원 측이 이미 화재 현장을 삽 등으로 파헤쳐 훼손한 상황이라 현장 감식은 쉽지않을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탄 부분 주변을 모조리 다 파헤쳐 놓았기에 감식이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이런 짓을 하다니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충원 측은 이에 대해 "이번 사건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유족의 요청으로 흔적을 없애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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