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때문에 정체 더 심해진다" 반론도 대두

(서울=연합뉴스) 경찰의 교차로 `꼬리물기' 집중 단속이 처음 시행된 1일 오후 3시30분께 서울 종로2가 사거리.

교차로 건널목마다 교통경찰이 두 명씩 서서 신호 위반 차량이 있는지 살폈고, 캠코더를 든 한 명은 이리저리 길을 건너면서 '꼬리물기' 단속에 나섰다.

이 경찰은 적신호인데도 무리하게 진입해 다른 방향의 교통을 방해하는 차량이 있는지 부지런히 주위를 둘러봤다.

이 교차로는 버스정류장으로 가려는 시내버스의 차선 변경이 잦아 평소 꼬리물기로 정체가 심한 곳이다.
하지만, 이날 오후에는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데다 무리하게 교차로를 통과하려는 차량이 적어 대부분 운전자가 교통신호를 준수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3시30분부터 한 시간가량 종로2가 교차로에서 적발된 차량은 캠코더로나 육안으로 모두 '0건'이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단속 사실을 잘 모르는 운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계도' 위주로 근무했다.

단속 첫날인 탓에 경찰은 차량정지선 위치, 위반 차량 번호판, 신호등 상태 등 3가지를 캠코더로 한꺼번에 촬영하는 데 서툴러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돌려본 한 경찰 관계자는 "캠코더를 다루는 것도 미숙하고 화질도 좋지 않아 영상만으로 오후 3∼4시 사이에 차량 단속할 수 있는 차량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관이 캠코더를 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오후 6시 현재 조계사 앞 도로를 포함한 종로 일대에서 원활한 차량 흐름을 보 였다.

오전부터 단속에 나섰던 종로서 이동진 경사는 "오늘 오전 7∼9시 출근 시간대에는 단속에 적발된 차량이 거의 없었다"며 "경찰이 캠코더를 들고선 것만으로도 운전자들이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는데 효과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교차로 꼬리물기 단속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종로2가를 지나던 운전자 박기현(50)씨는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단속 때문에 정체가 더 심해질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꼬리물기를 할 때가 있는데 경찰이 캠코더로 촬영하면 도로 사정이 더 복잡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안영세(32)씨는 "교차로에서 단속하면 효과가 있겠지만, 계도 기간도 충분히 뒀어야 하고 장기적인 홍보가 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강기훈(42)씨는 "경찰이 캠코더를 가지고 교차로에 서 있으면 시민들이 이를 의식해서 신호를 지키려고 유의하기 때문에 꼬리물기 단속 효과가 클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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