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100주년 맞아 반환 추진 여부 관심

(서울=연합뉴스)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은 올해 일본 궁내청(宮內廳) 도서관인 쇼로부(書陵部)가 소장한 한국고서 중 국내 반환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661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지학자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은 1일 "당시 조사 결과 쇼로부가 소장한 한국고서는 총 639종 4천678책으로 집계됐으며, 그중 반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661책임을 확인했다"며 "이를 최근 문화재청에 보고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쇼로부 소장 한국 관련 자료 현황을 조사해 2001년 간행한 보고서인 '일본 궁내청 쇼로부 한국본 목록'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이들 661책은 거기에 찍힌 소장처 도장에 따라 ▲조선총독부 기증인(조선총독부가 기증했다는 도장이 찍힌 도서) 79종 269책 ▲경연인(經筵印. 경연이라는 도장이 찍힌 도서) 3종 17책 ▲제실도서지장(帝室圖書之章. 제실도서관 직인이 찍힌 도서) 38종 375책의 세 가지로 세분된다.

박 원장은 "이들 도서는 조선왕실에서 소장했던 도서가 명백하고, 나아가 그 대부분이 식민지 치하에서 조선총독부를 통해 일본으로 반출됐을 것임이 확실하므로 반환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김홍동 국제교류과장은 "(이들 쇼로부 소장 도서 반환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어떠한 입장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관계 부처 실무자들이 이들 도서 중 어떤 것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있다면 그 대상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술국치 100년 주년을 맞아 쇼로부 소장 한국도서의 반환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쇼로부는 일본 황실의 보록(譜錄), 실록(實錄), 도서(圖書), 공문서(公文書),능묘(陵墓) 등의 업무를 관리하는 궁내청 부설 도서관으로, 메이지(明治) 17년(1884)에는 즈쇼료(圖書寮)라는 이름으로 출범했으며, 쇼와(昭和) 24년(1949)에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2001년 국립문화재연구소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이곳에는 많은 한국 관련 자료를 소장했으며, 그중 한국 금석문 탁본집은 대체로 다이쇼(大正) 시대(1912~1924)에 제작됐다는 점에서 가치가 특히 크다.

나아가 이곳에 소장된 한국 고서는 거의 전부가 국내에서는 희귀할 뿐만 아니라 전집을 갖췄다는 점에서 서지학은 물론 역사ㆍ지리ㆍ문화ㆍ외교ㆍ금석학ㆍ서예 등 각 방면 연구에서 기초자료 역할을 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

이곳 소장 한국 전적 중 163종 852책은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에 따른 문화재 반환 협정에 따라 국내로 돌아왔다.

현재 남아있는 한국본 4천678책은 판본(활자)별로는 ▲동활자 123종 ▲철활자 7종 ▲신연활자본 7종 ▲목활자 37종 ▲목판본 209종 ▲필사본 54종 ▲의궤 79종 ▲탁본 110종 ▲지도 2종 ▲사진첩 8종 ▲영인본 3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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