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온 지구촌을 아우르는 인터넷과 매스미디어가 사람들의 생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는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훌륭한 철학자의 책이 인류의 사상을 지배해온 것만은 확실하다.

뉴턴, 볼테르, 루소, 고드윈, 맬서스, 다윈, 마르크스, 쇼펜하우어, 니체가 주창한 사상의 핵심과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농축해 놓은 알찬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의 매력은 위에 소개된 각 철학자들의 연계성에 있다. 사상가들이 주고받은 영향 관계를 통해 독자는 한 세대를 풍미해 지금까지 진화를 하고 있는 깊은 사고의 물길을 발견한다.

인류사를 뒤흔든 철학의 궤적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통해 들여다 볼 수 있다. 그의 ‘비밀노트’에는 18세기나 돼야 겨우 틀이 나오기 시작한 헬리콥터나 잠수함, 자동차, 자전거 등과 같은 현대식 기계장비가 기록돼있다. 다 빈치 역시 그 이전의 철학자들 특히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영향을 받았고 이후 사상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남겼다.

이후 두각을 나타낸 사상가는 두말할 것 없이 뉴턴이다. 뉴턴은 어린 시절이 매우 불행했으며,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사실 그다지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했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근대 사상의 한 축을 세운 사상가이자 과학자로 평가 받고 있다.

뉴턴은 자신의 역작 ‘프란키피아’를 통해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 책에서 코페르니쿠스에서 시작, 케플러와 갈릴레이까지 이어지는 우주의 여러 가지 수수께끼들을 몇 가지 물리학적 이론과 공식으로 명쾌하게 증명해 낸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너무 어려운 관계로 뉴턴 스스로도 “이 책을 이해하려면 7년 이상은 공부해야 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뉴턴의 빛은 사상계에서도 반짝였다. 뉴턴을 가장 좋아하고 존경했다는 임마누엘 칸트는 “뉴턴으로 세계는 계명의 빛을 보았다”고 말했다. 뉴턴으로 인해 영국 철학사에서 존 로크의 경험론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의 철학과 과학은 후에 일반 대중에게 급속히 퍼져 수준 높은 토론문화를 형성시키기도 했다.

아무것도 없는 ‘無’에서 사상을 길어 올리는 철학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좋든 싫든 간에 누군가의 사상에 영향을 받고 그것을 비틀고 또는 변화시켜서 또 하나의 철학을 파생시켜 나간다. 이 책은 위대한 사상이 훗날 유명해진 누구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 사상의 본질이 무엇인지 명확히 설명한다. 넘실대는 사고(思考)의 숨결 속에 철학가들의 독특한 성격을 알아가는 재미도 제법 크다.

김용관 지음 / 국일미디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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