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사적 위협 대응 방안 담겨”

(베이징=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현지시간으로 1일 중국의 위협 증대에 대한 우려와 이에 대한 대응책 등이 담긴 '4개년 국방정책보고서(QDR)'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이를 계기로 중.미 갈등의 파고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QDR은 미 정부가 미래 20년간의 안보환경을 짚어보고 국방전략, 전력구성, 국방 인프라 등의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으로 이번 QDR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첫 안보전략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외신은 QDR에 중국의 지속적인 군비증강과 이란의 핵무기 보유 등의 위협에 대응하는 새로운 해.공군 전투 계획 등이 담겨 있다고 전해 중국을 자극할 게 분명해 보인다.

이전의 QDR에서도 중국의 위협은 거론돼 왔으나 이번에는 '더 비중있게' 다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달 29일 미국 국방부가 64억달러 어치의 첨단 무기를 대만에 판매키로 결정, 의회에 통보한 것을 계기로 허야페이(何亞非) 외교부 부부장과 황쉐핑(黃雪平) 국방부 대변인, 국무원 산하 대만사무판공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외사위원회,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부장 등이 대미 비난에 나서는 등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대응했다.

특히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을 포함해 중국의 주요 언론매체들이 미국이 중국 정부의 거듭된 항의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對)대만 무기판매를 강행하고 있다면서 '국론'을 결집시키는 양상이다.

따라서 중국을 겨냥한 QDR 내용이 구체적으로 발표되면 중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관측이다.

만약 베이징 당국이 인터넷 검열과 해킹사건을 이유로 촉발된 구글사태와 대만무기판매 강행 등에 이어 중국의 위협을 문제삼는 QDR 발표에 정부와 언론 등을 동원한 '전면적인' 대응에 나선다면 당분간 미.중 갈등은 그 파고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양국 공조가 필요한 국제문제들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공산도 커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 미 행정부는 중국이 다수의 첨단 미사일과 신형 공격용 잠수함, 장거리 방공시스템, 전자전 수행 능력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이를 실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그간 미 행정부는 중국에 이런 군비증강 조치가 순수한 방어용인지에 대한 설명과 확인을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며 양국은 이런 미측 요구로 지난해 6월부터 군사회담도 개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 결정을 계기로 지난달 29일 전격적으로 미국과의 군사교류 중단을 선언하자 미 행정부 관리들은 그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어쨌든 이번 QDR이 미 행정부의 대(對) 중국 정책 변화여부를 판단해 볼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별반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와 관련,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후 1년여 동안 중국의 중요성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고 중국 입장을 '감안'하면서 협조를 구해왔으나 중국은 주요 쟁점인 인민폐 환율절상, 기후변화협약, 이란.아프가니스탄 분쟁 문제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정책변화가 예상된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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