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록 7·14장 해석차

신학교수
“영원·완전성 뜻하는 상징수”
“14만 4천·흰무리는 동의어”

신천지
“새나라·민족 창설 때 실제수”
“흰무리, 셀수 없이 많은 사람”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교단마다 천차만별 해석을 내놓는 기독교계의 ‘뜨거운 감자’ 14만 4000. 성경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이 숫자는 특히 이단 논쟁의 중심에 있는 교계의 쟁점 중 하나다. 요한계시록 7장과 14장에서는 인(印) 맞은 자들의 수로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한 신학 교수가 언론을 통해 14만 4000에 대한 풀이를 내놓으면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신천지(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측이 이에 대해 “성경에 근거한 설명이 아니다”며 강하게 반박했기 때문.

이석봉 수원신학교 성경원어 교수는 지난달 16일 ‘뉴스앤조이’를 통해 ‘신천지에게서 온 세 번째 편지’를 공개하며 신천지 교리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해 2월 한 차례와 12월 두 차례, 총 세 차례 신천지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그는 이날 세 번째 편지를 공개하며 ‘14만 4000’에 대한 풀이를 내놨다.

이 교수는 “신천지는 요한계시록 7장과 14장에 나오는 14만 4000을 실제 숫자로 정하고 기성 교인에게 그 수로 들어가라고 유혹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14만 4000은 실제 숫자가 아닌 상징 숫자 언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14만 4000은 구약 공동체 대표 열두 지파의 수와 신약 공동체 대표 열두 사도의 수를 곱하고, 요한계시록 기록 당시 충만 수이자 상위 수인 1000을 곱한 값(12×12×1000=144,000)이라는 것.
  
12에 대해서는 “히브리인들은 12를 완전수로 봤다”면서 “성부·성자·성령이 속한 하늘의 수 3과 동서남북이 있는 땅의 수 4를 하나님의 산법인 ‘곱하기’를 하면 12가 된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14만 4000은 “영원성과 완전성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또 요한계시록 7장 9절에 나오는 ‘흰옷 입은 큰 무리’와 14만 4000은 동의어라고 주장했다. 그는 “14만 4000은 하나님의 백성 전체를 가리키며, 셀 수 없는 큰 무리(계 7:9)와 동의어”라며 “지상에서 전투하는 교회 공동체(계 7:1~8)이며 하늘에 존재하는 승리한 교회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신천지 측은 “이는 성경에 근거한 주장이 아니며 자의적인 해석으로 교인들을 미혹하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신천지 최동희 강사는 이스라엘 현지 모 히브리어 교수의 말을 인용, “히브리어는 너무나 오래된 말이어서 거의 없어졌고, 히브리인도 그 문법에 대해 잘 모르는데 한국 목사들이 히브리어를 운운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4만 4000에 대해 “계시록 성취 때 등장하는 추수한 처음 익은 열매들이며, 하나님의 말씀의 씨로 거듭난 인 맞은 영적 새 이스라엘 열두 지파(계 7장) 하나님의 나라와 제사장들(계 14장)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강사는 “각 지파 1만 2000씩 모두 열두 지파를 합한 ‘실제 수’이지 하나님 백성 전체를 가리키는 상징 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시대적인 측면에서도 이 교수의 주장은 모순됐다고 지적했다. 계시록 6장의 멸망 후의 일, 다시 말해 예수 재림 때의 일이기 때문에 ‘구약’ 육적 이스라엘 12지파, ‘초림’ 예수의 12제자, 1000을 곱하는 계산법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계시록 2장, 3장에서 사단 니골라당의 교훈을 받고 행음한 일곱 교회의 사자에게 회개하라는 편지를 보냈으나 이들이 회개하지 않아, 계시록 6장같이 선천(先天) 영적 이스라엘(해, 달, 별)이 끝난 후 계시록 7장에서 다시 영적 새 이스라엘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14만 4000명’과 ‘흰옷 입은 큰 무리’가 동의어라고 한 이 교수의 주장에 대해선 계시록 7장 5~8절의 내용과 같이 각 지파 1만 2000씩 14만 4000명 인친 후, 즉 9절에 기록된 것과 같이 ‘이 일 후’에 각 나라와 방언에서 예수님의 피로 죄 사함 받은 흰옷 입은 큰 무리들이 나왔으므로 순리적으로 봐도 14만 4000명과 흰 무리는 다르고, 흰 무리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최 강사는 “계시록의 예언과 성취를 보고 들은 자의 증거와 보지도 듣지도 못한 자의적 해설은 분명 차이가 있다”며 “이 교수가 주장한 말들은 성경에 근거가 없고 어느 하나 맞는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논쟁이 재점화 되면서 14만 4000 해석에 교계의 이목이 다시 집중될 전망이다.

한편 이 교수가 공개한 신천지의 세 번째 편지에는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부패, 신사 참배 등에 대한 지적과 “이러한 부패 때문에 (신천지가) 한기총에 속하지 않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우리는 계시록의 예언과 성취된 것을 통달하고 있다”며 “목사님도 깨달아 믿고 하나님의 뜻대로 구원받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이 교수는 “한기총이 잘못하는 것도 있고, 신사 참배가 잘못된 것도 사실”이라면서 “우리 개신교가 잘못한 것은 회개해야 한다”면서도 신천지의 가르침에 대해서는 “경계하며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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