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한 증권회사에서 7일 증시폭락으로 거래 자체가 중단되자 투자자가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장시작 29분 만에 종료
글로벌쇼크 재연 우려↑
1·2단계 발동 격차 좁아
구간조정 필요성도 제기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사흘 만에 중국 증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또 발동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쇼크 재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7일 중국 증시는 개장 13분 만에 상하이선전(CSI)300 지수가 전날보다 5.38% 하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후에도 증시가 계속 떨어지면서 9시 59분(현지시간)에는 낙폭이 7.1%까지 커졌고 결국 장 시작 29분 만에 모든 거래가 종료됐다. 중국 증시가 조기종료된 것은 지난 4일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벌써 2번째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 급등락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거래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중국의 서킷브레이커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우량기업 300개로 구성된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가 전 거래일 종가대비 ±5% 이상 등락할 경우 모든 주식 거래를 15분간 중단시킨다. 또 장 마감 15분 전인 오후 2시 45분 이후 5% 이상 급등락하거나 ±7% 이상 등락하면 당일 장을 조기 마감한다.

이날 증시 급락의 주요인으로 ‘위안화 가치 절하’가 꼽혔다. 인민은행은 이날 8거래일 연속 위안화를 절하했다. 이날은 달러 대비 기준환율을 전날 대비 0.51% 내린 1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하루 위안화 낙폭으로는 지난해 8월 중순 이래 가장 컸고, 2011년 3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위안화 가치 절하가 투자자들의 예상범위를 뛰어넘으면서 시장패닉을 이끌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8월 사흘간 2.6%를 절하했던 위안화 평가절하가 몰고 온 글로벌 금융시장 쇼크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외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갈등, 북한 핵실험 강행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장기업 대주주와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는 6개월 매각금지 시행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행 중국의 서킷브레이커 발동 기준 주가 등락폭이 지나치게 좁아 보완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주가 급변동 시 잦은 발동으로 인해 공포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시의 경우 변동성이 커 5% 이상의 주가 등락이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1단계(±5%, 15분 거래중단)와 2단계(±7%, 장 마감) 발동 구간이 지나치게 좁아 2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으로 시장이 조기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미국 증시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등락폭이 ±7%일 경우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서 매매가 15분간 중단되고, 장의 조기 종료되는 지수 하락률 기준은 ±2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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