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행복한 종이카페 내부 전경과 페이퍼토이 제품들. ⓒ천지일보(뉴스천지)
해피페이퍼 허훈 대표

재생용지 사용해 자연보호 실천
멸종위기동물 우선적으로 개발

펫시리즈도 여성고객들에 ‘인기’
저렴한 비용으로 이색 취미생활

[천지일보=김민지 기자] “오빠! 좀 더 특별한 장소 없어?”
색다른 장소를 요구하는 여자친구. 골머리를 앓는 남자들을 위해서일까. 바야흐로 이색 카페 전성시대다. 그 가운데 저렴한 비용으로 새로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종이카페’가 이목을 끈다.

행복한 종이카페는 기존 카페의 개념에 페이퍼토이(종이모형 장난감) 체험공간을 더한 복합문화공간이다. 3D입체종이공작 개발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R&D 업체인 ‘해피페이퍼’에서 운영하고 있다. 해피페이퍼 허훈 대표를 만나 그의 ‘종이사랑, 동물사랑’ 실천에 대해 들어봤다.

― 해피페이퍼와 행복한 종이카페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해피페이퍼는 2003년 설립한 페이퍼토이 개발 업체다. 사실 종이접기 문화 자체는 일본에서 시작됐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대부분의 종이모형은 일본 거다. 하지만 해피페이퍼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생산하고 있다. 주로 동물을 주제로 해서 100여 가지 모형을 개발했다. 최근엔 일본으로도 수출하기 시작했고 반응이 꽤 좋다.

처음엔 판매 위주로 회사를 운영하다가 ‘제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행복한 종이카페를 오픈했다. 종이모형을 홍보하는 동시에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기 위함이었다. 요즘은 이색데이트 코스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사업영역도 카페전시회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 페이퍼토이 제품들. ⓒ천지일보(뉴스천지)

― 동물만 개발하는 이유가 있나

타 업체의 경우 디즈니·스폰지밥 등 캐릭터 페이퍼토이로 인기몰이를 하기도 한다. 나도 해피페이퍼를 만들기 전에는 그런 회사에서 일을 했었다. 캐릭터로 종이모형을 만들다보니 아티스트·업체와의 계약이 필요하고, 캐릭터 디자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던 어느날 해외전시회를 가게 됐는데, 유럽 사람들이 캐릭터에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고 동물·곤충 등을 좋아하더라. 게다가 동물에게는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지 않나(웃음).

또 해피페이퍼의 운영 슬로건이 ‘Save The Animals’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동물들을 보호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착한 소비를 지향한다. 슬로건에 맞게 멸종위기동물을 우선적으로 개발한다. 아이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었는데, 5~6년 전부터는 여성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러다보니 고양이·강아지·햄스터 등 귀여운 동물 모형도 많아졌다. 여성 고객들이 많아지는 추세여서 앞으로는 펫 시리즈 개발과 인테리어 소품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 그 외에 다른 종이업체와의 차별점은

페이퍼큐비스트(Paper Qubist)라는 전개도 생성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했다. 쉽게 접을 수 있으면서도 모양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핵심이다. 다른 업체는 2D 그림을 입혀 넣는 반면에 해피페이퍼는 3D 입체 사진을 입힌다. 해피페이퍼는 커터칼이나 가위를 사용해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손으로 뜯을 수 있는 프리컷(Pre-cut)스타일을 도입했다. 또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과정이 국내 생산이다.
 
‘Save The Animals’의 일환으로 친환경 고급 재생용지를 사용한다는 점도 자랑이다. 일반용지와 비교하면 고비용이지만, 환경보호·동물보호를 위해 이 원칙을 고수할 생각이다. 품질을 생각하면 제품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5000~10000원 사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제11회 후쿠오카 국제 기프트쇼 2015’에서 수리부엉이 페이퍼토이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행복한 종이카페도 페이퍼토이 홍보를 위해 운영하는 거라 사업성이 짙지 않다.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낮지만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온다. 넓은 무료주차장이 있다는 점도 큰 자랑이다(웃음).

▲ 허훈 해피페이퍼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 알리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동물 관련 교육자, 동물애호가 등 많은 사람과 협력하고 싶다. 강의 계획이 있다면 카페를 무료로 대여해드릴 생각도 있다. 제품 중에 반달곰과 산양이 있는데, 이것도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무료로 배포해드리려고 한다. 설악산에 케이블카 등이 들어서면서 반달곰·산양 서식지가 파괴됐다. 이를 알리기 위해 만들었다. 많이 애용해주셨으면 한다. 자연보호단체들과 협력할 계획도 갖고 있다.

‘홍보하고 싶은 내용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숨기지 못하는 그였다. ‘자연을 담은 행복한 종이’로 ‘Save The Animals’를 몸소 실천하는 해피페이퍼와 행복한 종이카페. 친구끼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페이퍼토이를 만들며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로 14길 66(냉천동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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