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설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3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유통업체 등에 따르면 여러가지 대내외 악재 등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예상경로에 따라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설 관련 업체들의 매출도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8일부터 설 선물 예약판매를 시작한 롯데백화점의 경우 28일까지의 판매실적이 지난해 동기대비 35.8%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 8일부터 24일까지 예약판매를 실시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52.7% 증가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보다 매출이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원 F&B는 올해 설 선물세트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9% 늘어난 752억원으로 잡았다. 매출목표를 달성할 경우 창사 이후 설 선물세트로서는 최대기록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택배업계도 주요 거래처인 각종 쇼핑몰 등에서 배송주문이 쏟아지면서 2월 한 달간 사상 최대인 1억2천만 박스의 물량이 처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올 설에 뚜렷한 명절특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되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월에 기준선을 넘은 113으로,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낙관적인 심리상태를 보여줬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경기가 당초 예상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중국발 리스크 등은 이미 충분히 예상됐던 내용이어서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생산.투자.수출 등 실물지표를 볼 때 경기는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고, 올해 연 5% 성장을 예상하는데 하반기에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통시장은 여전히 썰렁한 모습이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상인들은 점포마다 `폭탄세일, `가격파괴' 등의 팻말을 걸어놓고 호객을 하고 있으나 "설 대목은 실종된 지 오래"라고 밝혔다.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의 경우 선물용으로 가격이 비싸지 않은 사과와 배 등 과일류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시장 상인들은 올해 설 경기가 예년과 비슷하거나 더 못할 것이라는 전망 아래 물량도 많이 확보하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다.

전국상인연합회가 전국의 재래시장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시장경기동향지수(기준치 100)의 업황 전망은 1월 78.5를 기록, 지난해 12월보다 4.3포인트 하락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은 "정부 재정정책의 공백을 민간 부문의 소비와 투자로 메워야 하는데 탄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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