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은 정말 통일에 관심이 없을까. 통일 문제에 대한 청년들의 무관심이 향후 성공적인 통일을 이끌어내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 곳곳에선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그리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즐겁게 통일을 이뤄나가고 있다. 새해를 맞아 이들의 활동내용을 들어보고 통일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통일박람회에서 ‘아리랑 인스티튜트’ 마이클 람브라우씨와 참석자들이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 ‘아리랑 인스티튜트’ 마이클 람브라우씨)

‘아리랑 인스티튜트’ 마이클 람브라우씨
인적·문화적 교류 통한 신뢰 형성
非정치적 성향, 온·오프 활동 확장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여러분은 혹시 ‘작은 세상 이론(Small World Theory)’를 아시나요. 예를 들어 나로부터 오바마 미국 대통령까지 지구상의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6단계(5.73명)를 거치면 거의 알게 된다는 이론이죠. 따라서 개인과 개인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외교를 실천해야 합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모여서 신뢰를 만들고 신뢰가 쌓이면 통일이라는 희망도 생긴다고 믿어요.”

여기 개인과 개인 간의 외교를 통해 통일까지 바라는 단체가 있다. 그것도 파란 눈의 젊은 외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한 통일운동 단체라 더욱 이목이 쏠린다. 비영리단체인 ‘아리랑 인스티튜트’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외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탈북자, 학자, 문화·예술가 등도 함께 어울린다. 한반도 평화통일에 관심을 둔 이들이 인적·문화적 교류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단체는 지난해 2월 출범했고 미국 버지니아에 본부를 뒀다. 단체명에 ‘아리랑’을 넣은 이유는 남북 모두 부르는 노래라는 데 착안했기 때문이다. 남북 모두 좋아하고 부르는 아리랑을 통해 사람 대(對) 사람으로 소통하고 싶다는 뜻이 담겼다.

한발 나아가 아리랑을 통해 교류의 폭을 넓혀 가면 평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지부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람브라우씨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쌓이면 통일과 평화도 이룰 수 있다는 비전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페이스북 등의 온라인 활동과 함께 세미나 등의 오프라인 활동을 통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교류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단체는 지난해 5월 탈북자들과 축구팀을 만들어 울산에서 열린 외국인 축구대회에 참가한 바 있다. 자전거를 타고 부산과 울산에서 출발한 팀이 경북 문경에 모인 후 아리랑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단체는 무엇보다 정치적인 성향이 있는 곳으로 비칠 우려가 있어 이념을 앞세워 통일문제에 접근하지 않는다. 앞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확산하는 차원에서 세미나와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고 출판물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남북통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문화든 스포츠든 서로 만나 이야기하고 밥을 먹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북에 있는 사람과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마이클 람브라우씨는 “6자 회담 당사국이 대화·교류·협력을 통해 비무장지대(DMZ)를 무너뜨리길 바란다”면서 “부산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평양으로, 러시아에서 유럽까지 여행할 수 있는 기차가 생겨나 21세기 새로운 실크로드(Silk Road) 시대가 도래해 미래의 부와 평화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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