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2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안 골목 풍경.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여파로 방문객이 현저히 줄어 한산한 분위기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5 경제 분야별 5대 뉴스-유통’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지난 11월 유통·제조업계 임직원 2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메르스발 소비침체’가 올해 유통업계 이슈 1위에 올랐다. 홈플러스 매각과 소셜커머스 업계의 공격적 행보, 옴니채널 트렌드 확대 등도 올 한해 유통업계를 달군 키워드로 꼽혔다.

◆ 메르스발(發) 소비 침체

상반기에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국내 소매경기 악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로 지난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2%, 백화점은 11.9% 줄었다. 유통업체들의 체감 경기도 크게 위축됐다.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소매유통업 3분기 경기전망지수는 전분기 대비 4포인트 하락한 96으로 떨어졌다. 당시 백화점 지수는 90을 기록해 전분기(104)보다 14포인트나 하락했고, 대형마트 지수도 96으로 전분기 대비 2포인트 떨어졌다.

◆ 홈플러스 매각

홈플러스가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 월마트, 까르푸에 이어 홈플러스의 모기업 테스코마저 한국에서 철수하게 됐다. MBK는 지난 9월 7일 해외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금액은 7조 2000억원 수준으로, 국내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후 MBK가 잔금을 모두 납부하면서 매각 절차는 마무리됐다. 지난 17일에는 노사 간 임금협약도 잠정 합의했다.

◆ 소셜 커머스 업계 공격적 행보

쿠팡을 필두로 소셜 커머스 업계의 시장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들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주로 오프라인에서 구매했던 생필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면서 가격 경쟁력과 빠른 배송 전략으로 승부를 걸었고, 모바일 강자로서 시장 지위를 한층 높였다. 특히 쿠팡, 티몬, 위메프 등 빅3 업체의 ‘배송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3사 모두 ‘2시간’ ‘당일’ 등의 속도를 내세워 경쟁을 벌였다. 이 중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 확대에 이어, 모든 배달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다짐까지 밝혔다.

◆ 옴니채널 트렌드 확대

쇼루밍·웹루밍 등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본 뒤, 실제 구매는 온라인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체들의 옴니채널 구축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됐다. 롯데마트는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해 놓은 상품을 점포에서 찾아가는 ‘스마트 픽’의 프로세스를 차량에서 곧바로 받는 ‘드라이브 앤 픽(Drive & Pick)’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또한 매장 방문 시 상품정보·할인쿠폰·이벤트 소식 등을 스마트폰에 띄워 쇼핑 정보를 알려주던 비콘 서비스는 선 결제·쇼핑 동선 안내 등으로 적용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 서울 시내 면세점 쟁탈전 치열

2차례에 걸쳐 진행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유통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7월 신규 사업자 선정 경쟁의 최후 승자는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로 결정됐다. 기존 쇼핑 관광지인 명동과 동대문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주장했던 것이 통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 11월에는 올 연말 사업권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이 진행됐는데, 신세계와 두산이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SK네트웍스 워커힐점과 롯데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넘겨받게 됐다.

◆ 합리적 소비 더불어 프리미엄 제품 인기

2015년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경기 침체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져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와중에도, 나 자신을 위한 소비에는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최근 싱글족 및 젊은층을 중심으로 다양해진 취미와 관심사에 따라 인테리어용품, 캠핑용품 등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 중 해외 직구나 중고장터 등을 통해 피규어, RC카, 드론 등을 구매하는 키덜트족이 소비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 한해 식품업계는 먹방에 이어 쿡방(요리하는 방송) 열풍에 휩싸였다. 요리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간단하면서도 집밥 같은 요리를 할 수 있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1~2인 가구가 지속 늘어나면서 프리미엄 가정 간편식과 함께 소용량 제품도 꾸준히 출시됐다. 또 다양한 브랜드의 프리미엄 짜짱·짬뽕라면 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침체됐던 라면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유업계는 우유 소비량의 지속적인 감소로 여전히 울상이다.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5년 35.1㎏에서 지난해 32.5㎏까지 떨어졌다. ‘응답하라 1988’ 등의 TV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복고열풍도 유통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1980년대 인기였던 식음료나 과자 제품 등을 당시 패키지 그대로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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